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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신화'들도 홍명보·정몽규 등 돌렸다, 사상 초유 '부임 직후 사임' 괜한 말 아니다
출처:스타뉴스|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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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센 적이 없었다. 사상 초유의 부임 직후 감독 사임 사태가 나오는 건 괜한 말이 아니다.

평소 축구계 이슈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박지성(43)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도 이번만큼은 크게 목소리를 냈다. 박지성은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JTBC와 인터뷰에서 홍명보(55) 감독의 A대표팀 선임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약 5개월간 위르겐 클린스만(60) 후임을 찾은 끝에 홍명보 감독을 정식 사령탑에 앉혔다. 축구협회 관계자와 이임생(55) 기술이사의 브리핑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약 하루 간의 고민 후 10년 만의 A대표팀 복귀를 결정했다.

졸속 행정을 두고 볼 수만 없었던 박지성은 이번 사태에 "참담하다. 축구인들 모두가 아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에 들어가 일을 할 인물은 없을 것"이라며 "진실을 알아야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다. 축구협회는 이미 떨어졌다. 회복하기까지 어려운 시간이 걸리지만, 사실에 입각해 일을 진행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박지성뿐만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홍명보(당시 주장) 감독과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까지 등을 돌렸다. 이영표(47)와 이천수(44)도 미디어를 통해 이번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작심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천수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배들이 못났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37) 같은 후배들이 직접 나섰겠나"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영표 전 축구협회 부회장은 JTBC와 인터뷰에서 "축구협회는 이번 선임에서 행정 실수를 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닌 실력이 될 수도 있다"라며 "4월만 해도 분명 외국인 감독을 뽑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임 과정을 보며 한계를 느꼈다. 다시는 축구협회는 믿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나왔다.

심지어 박지성은 초유의 사태까지 염려하고 있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사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라며 "새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도 팀이 성공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그만큼 어려운 자리다. 이번 사례는 너무 심각하다. 결과가 과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들 하지만, 지금은 가늠이 안 된다.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님의 결정이 남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절차를 무시한 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행정에 대한 반항이다. 축구협회는 촉박한 시간을 핑계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임시 감독 체제를 고집했다. 황선홍(현 대전하나시티즌)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 감독은 A대표팀을 지휘한 뒤 급히 U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향했다. 황선홍 감독의 U-23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와 8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로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실패라는 오명을 썼다.

선장을 잃은 위기에 빠진 한국 지휘봉을 급히 잡은 김도훈(54)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두 경기를 치른 뒤 소신을 밝혔다. 그는 "하루빨리 대표팀에 정식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라며 축구인으로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일 축구인들이 목소리를 낸 상황에서 한국 축구의 수장 격인 정몽규(62) 축구협회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K리그1의 전북에서 디렉터로 활동 중인 박지성은 정 회장 사퇴 가능성에 대해 "(정몽규)회장님이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정몽규 회장이 그만뒀을 때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미 무너진 신뢰와 시스템을 초석부터 다시 다질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K리그1 연속 우승을 일군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에 대해 날 선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다.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심이 아니다. 축구협회의 엉터리 행정으로 울산HD는 치료할 수 없는 상처를 안았고, 한국을 빛냈던 전설들의 자존심과 명성에도 씻지 못할 금이 갔다.





보여주기식 전력강화위 운영과 외국인 지도자 면접은 결국 없던 일이 된 꼴이다. 축구계 인사들도 축구협회를 향해 초유의 반발을 쏘아대고 있다. 침묵과 기다림으로 이번 사태를 넘기기에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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