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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이 외면한 K리거' 주민규·이승우, 황선홍호에는 필요한 선수
출처:노컷뉴스|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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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의 3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3월에 한정된 임시 체제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을 모은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오는 3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 4차전에 나선다. 11일 소집 명단 발표를 앞둔 가운데 황선홍호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주 막을 올린 K리그 현장에 바쁘게 움직였다.

황 감독은 지난 1일 전주(전북 현대-대전하나시티즌)와 광주(광주FC-FC서울)를 방문했다. 대표팀의 공격을 맡은 정조국 코치는 1일 울산(울산 HD-포항 스틸러스)과 2일 인천(인천 유나티이드-수원FC)을 찾았다.

국내 선수 발굴에 인색했던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K리그 관전은 뒷전이었다. 검증된 해외파 선수들만 선호할 뿐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무려 15명의 해외파를 소집했고, 나머지 11명의 국내파 중에도 새 얼굴은 없었다.

하지만 황선홍호의 행보는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K리거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리그 정상급 공격수 주민규(울산)와 이승우(수원FC)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대표팀 공격진은 위기에 봉착했다. 주축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지난달 29일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3월 한 달간 결장할 전망이다.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는 피의자 신분을 벗지 못해 아시안컵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있다.

최근 조규성(미트윌란)과 오현규(셀틱)은 극심한 컨디션 저하를 겪고 있다. 조규성은 아시안컵 후 소속팀에서 정규리그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경기당 1개씩 잡은 페널티킥 기회 중 1개만 성공하고 2개를 놓쳤다. 오현규는 최근 2경기 연속으로 명단에서 제외되며 입지가 좁아진 모습이다.





K리그에서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최근 국내 선수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뽐낸 주민규와 이승우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7골을 터뜨려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전에서 뛰었던 티아고(전북)와 나란히 17골을 기록, 출전 경기 수도 36경기로 같지만 출전 시간이 적어 득점 1위에 등극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력만 놓고 보면 주민규를 따를 선수가 없다. 나상호(마치다 젤비아·12골), 이승우(10골), 고재현(대구·9골) 등에 크게 앞섰다.

2021년에도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득점왕(22골)에 오른 주민규는 역대 4번째이자 김도훈 이후 무려 20년 만에 토종 공격수의 ‘멀티 득점왕‘ 탄생을 알렸다. 주민규가 현시점 국내 최고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이유다.

그런 주민규는 유독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2018~2022년) 시절에도 K리그에서 건재를 과시했지만 전술적 이유로 철저히 외면받았다. 클린스만 전 감독도 황의조가 성 범죄 혐의로 이탈했음에도 기존 선수들을 고집하며 주민규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하지만 황 감독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주민규의 와일드 카드 선발을 원했던 만큼 승선 가능성이 높다. 당시 그는 "모든 스트라이커와 접촉했다. 국내파로는 주민규가 남아있어 끝까지 조율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 시절 함께 했던 정조국 코치가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주민규 본인도 대표팀 승선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그는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 연락을 못 드리는 상황이고, 이전처럼 대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감독님이 바뀌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보여준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승우는 당당히 대표팀 승선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줄곧 유럽에서 뛰다 K리그에 첫 발을 내딘 2022시즌(14골)부터 지난 시즌(10골)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만큼 기대감이 높다.

수원FC 김은중 감독도 이승우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는 2일 인천전을 앞두고 "(이)승우는 전성기 나이에 대표팀에서 멀어진 부분이 있다"면서 "‘현장에 대표팀 관계자가 방문했으니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동기 부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0대0으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을 이승우에게 권유해 시즌 첫 골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이승우는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지만, 대표팀에 발탁될 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대표팀 복귀) 준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똑같이 준비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대표팀 중원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도 있다.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정호연(광주)은 황 감독이 보는 앞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일 서울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압박을 풀어내며 공격을 전개해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광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유일한 국가대표인 이순민(대전)이 떠났고,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관심이 쏠렸다. 광주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이순민의 공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오늘 정호연을 보지 못했은가. 그걸로 증명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모자라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앞서 "유일한 국가대표 선수인 이순민이 대전으로 가서 올해는 새로운 선수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힌 이 감독은 특정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정호연에 대해 극찬을 한 것을 보면 그의 대표팀 승선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오는 11일 3월 A매치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사령탑이 바뀐 만큼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K리거들의 이름이 호명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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