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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경기 K리그, 올 시즌 '슬로 스타터'는 없다
출처:엠스플뉴스|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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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슬로 스타터’는 살아남기 어렵다. 승점 3점을 쌓기 위한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다. 2020시즌은 첫판부터 27라운드까지 매 경기가 결승이다. ”   

K리그 감독들과 선수들의 올 시즌 전망이다. 

K리그가 기지개를 켠다. 코로나19로 2월 29일 예정된 올 시즌 K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지 69일 만이다. 

공식 개막전은 5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대결이다. K리그1과 FA컵 디펜딩 챔피언의 대결로 축구계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9일과 10일엔 K리그1(5경기), K리그2(5경기) 나머지 일정이 치러진다. 

올 시즌 구단들의 공통된 전략 ‘시즌 초반을 잡아라‘




올 시즌 K리그엔 변화가 많다.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고, K리그 개막이 두 달 이상 늦어진 까닭이다. 

2020시즌 K리그는 무관중으로 시작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가 이뤄지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유관중 전환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장 출입 인원은 마스크 착용(훈련 및 경기 중인 선수 제외)이 필수이며, 악수, 근접 거리 대화 자제, 과도한 침 뱉기, 코를 푸는 행위, 물병과 수건의 공동 사용 등이 금지된다. 선수들은 자기 이름이 적힌 물병과 수건을 사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올 시즌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변화가 있다. 바로 경기 수다. 올 시즌 K리그1과 K리그2 모두 경기 수가 줄었다. K리그1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포함 총 27라운드로 진행한다. 애초 계획은 지난해와 같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포함 총 38경기 진행이었다. K리그2는 기존 36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축소해 진행한다.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지언학은 “ 선수는 경기 수가 많을수록 좋다 ”면서 “ 뛸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이어 “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올 시즌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바뀐 규정에 맞춰 잘 준비해야 한다. 시즌 초반 흔들리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첫판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임해야 할 것 ”이라고 했다. 

올 시즌 K리그 경기 수가 줄면서 두 달여의 추가 준비 기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중요해졌다. 연맹은 3월 17일부터 4월 21일까지 타 팀과의 연습경기를 금지한 바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로 4월 22일부터 타 팀과의 연습경기를 허용했다. 각 구단은 팀 사정과 전략에 맞게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하면서 올 시즌 개막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5월 2일 건국대학교와의 연습경기로 프리 시즌 일정을 마친 FC 안양 김형열 감독은 “ 두 달의 시간이 이토록 긴 줄 몰랐다 ”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 전염병으로 시즌이 무기한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터가 없다. 시즌에 돌입해야 어느 팀의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올 시즌은 시즌 초반이 아주 중요하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줄었다. 매 경기 결승전이란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대로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첫판부터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경기 수 축소와 추가 훈련 시간, 변화 많은 팀에 유리할까




올 시즌 K리그는 경기 운영에만 변화가 있는 게 아니다. 팀마다 축구계의 눈을 사로잡는 변화가 있다. 

K리그1에선 2005년 이후 15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가 대표적이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3년 연속 K리그1 베스트 11에 선정된 수문장 조현우를 시작으로 윤빛가람, 고명진, 정승현, 김기희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MVP(최우수선수) 원두재도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끝이 아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주역이자 한국 축구 레전드 이청용이 11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알렸다. A매치 89경기(9골)에 나선 이청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 크리스털 팰리스, 독일 2.분데스리가(2부) Vfl 보훔 등에서 11년 동안 프로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울산 관계자는 “ 이청용이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며 “ 코로나19로 추가 준비 시간이 주어지면서 정상 컨디션을 찾은 상태 ”라고 전했다. 이어 “ 이청용은 이청용이다. 구단 자체 경기에선 프런트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플레이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라운드 밖에서의 생활도 으뜸이다. 이청용은 차원이 다른 선수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명문구단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K리그2 서울 이랜드 FC도 변화가 많다. 이랜드는 지난해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엔 한국 U-23 축구 대표팀 이상민(임대), 김태현(임대), 김수안, 문상윤 등이 합류했다. 

팀 공격을 책임질 외국인 선수도 모두 바뀌었다. 리차드 수쿠타 파수(독일), 레안드로(브라질), 아르시치(세르비아)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나 파수는 손흥민의 전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18살에 프로에 데뷔한 뒤 오스트리아, 벨기에에서 뛴 베테랑이다. 338경기에 출전해 106골 19도움을 올려 올 시즌 이랜드의 큰 기대를 받는다. 

그러나 정정용 감독은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이랜드는 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3년 내 승격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올 시즌은 리빌딩 시즌으로 잡았다. 

정 감독은 “ 3, 4월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시즌이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까닭에 동기부여를 갖고 훈련하는 게 어려웠다. 한동안 연습경기가 금지되면서 자체 청백전만으로 감각을 유지해야 했다. 그런 와중에 부상자도 생겼다. 조심스럽다. 확실한 건 올 시즌 초반 승기를 잡는 팀이 승격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 ”이라고 했다.  

정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앞세워 올 시즌 이랜드 수비 중심으로 활약할 이상민은 “경기 수 축소가 팀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랜드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경기 수가 많을수록 주전과 비주전 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 팀이 유리하다. 27경기로 경기 수가 준 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나 팀엔 젊은 선수가 많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만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첫 경기가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이다. 대회 결승전이란 각오로 승전고를 울리면서 축구계의 예상과 다른 흐름을 만들겠다. ”

K리그가 긴 훈련을 마치고 실전에 돌입한다. 변화는 모든 팀에 똑같이 적용된다. ‘슬로 스타터’를 허용하지 않을 올 시즌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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