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 대표 팀 주장이었다. 팀 패배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짧고 굵게 답했지만 유럽에서 활약하는 대표 팀 동료들 경기력을 챙기고 있었다.

한국은 9월 A매치 데이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장정에 들어간다. 9월 5일(한국시간) 조지아와 평가전으로 예열을 마친 뒤에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전력상 아래지만 월드컵 본선행 첫 단추를 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파울로 벤투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올여름 J리그 감바 오사카를 떠나 프랑스 리그앙 지롱댕 보르도에 합류한 황의조의 발끝이 달아 올랐다. 디종전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유럽 공식전 첫 골을 신고했다.

필요한 순간에 골이었다. 전반 11분 그림같은 감아차기로 디종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 무대에서 골 맛은 대표 팀에 큰 힘이 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황의조와 찰떡 궁합을 보인 손흥민에게도 시너지가 난다.

황의조가 유럽 무대 적응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면, 황희찬은 초반부터 절정이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가 5라운드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즌 6경기 3골 6도움을 기록했다. 26일 아드리마와 2019-20시즌 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멀티골로 포효했다.

황의조와 황희찬의 맹활약은 벤투호에 큰 호재다. 유럽에서 활약을 고스란히 대표 팀에 녹인다면 순조롭게 카타르 월드컵 본선 로드맵을 밟을 수 있다. 뉴캐슬전이 끝나고 만난 자리에서 손흥민에게 두 선수의 활약을 묻자 “경기력을 봤다”며 짧게 답했다.

안방에서 충격적인 패배로 대표 팀 이야기를 길게 할 수 없었지만, 손흥민의 짧은 한마디는 의미가 있었다. 소속 팀 일정을 이어가면서도 대표 팀 주장으로 동료들의 경기력을 챙겨본 것이다. 9월 평가전과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 뼘 더 성장한 동료들과 손흥민과 호흡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