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간절한 각오로 골 사냥에 나선다.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를 상대로 기적의 16강행 꿈을 꾸려면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18일 오전 4시 프랑스 랭스의 스타드 오귀스트-들론에서 노르웨이와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벼랑 끝 승부다. 한국은 지난 8일 개최국 프랑스와 치른 대회 개막전에서 0-4로 완패하고, 12일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는 0-2로 패해 2연패를 당했다. 조 최하위로 내려 앉은 한국은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실낱같은 희망은 노르웨이전 대승밖에 없다. 노르웨이를 꺾어 최소 조 3위로 올라서야 와일드 카드로 16강행을 노릴 수 있다. 조 3위 6개 팀중 4위 이내에 들어야 16강에 오르는데, 한국은 골득실 상황이 좋지 않아 최대한 많은 골이 필요하다.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한국은 우선 첫골부터 신고해야 한다. 한국은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친 적은 없다.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진출한 2003년 미국 대회 때 3연패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노르웨이를 상대로 한 골을 뽑아내 무득점을 면했다. 1-7로 대패했지만 골은 넣었다. 직전 2015년 캐나다 월드컵 땐 스페인을 2-1로 물리치는 등 조별리그에서만 4골을 터뜨리며 조 2위(1승 1무 1패)로 16강까지 오른 바 있다.

선수들은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서 무득점의 퇴보를 할 수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닥공’만이 해법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공격력이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당시 한국은 점유율에서 58-42, 슈팅수에서 15-12로 앞서는 등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보였던 여민지와 문미라(이상 수원도시공사), 이민아(고베 아이낙) 등이 해결 능력까지 보여야 한다. 지난 2경기에서 경기 운영에 무게를 뒀던 에이스 지소연(첼시)이 전방 공격진으로 올라가 좀더 활발히 공격에 가담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 무대에서 뛰었던 중원사령관 조소현(웨스트햄)은 상대의 강력한 피지컬과 몸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소현은 “노르웨이는 몸으로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강하고 볼 경합때 터프하다”면서 “충돌이 강할텐데 주눅 들면 안 된다. 힘 있는 상대를 어떻게 요령 있게 수비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노르웨이는 FIFA랭킹 12위의 강호로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이 2패로 밀리고 있다. 어렵고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포기할 수 없는 한 판이다. 지난 해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물리쳤던 남자대표팀 ‘카잔의 기적’이 여자팀에게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