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탈락-판정 항의' 황대헌, 남이 밀면 반칙-내가 하면 경쟁? 박지원 '목 보호대' 잊었나
출처:스타뉴스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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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황대헌(강원도청)의 판정 항의가 아이러니다.

황대헌은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겸 KB금융그룹 제39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 2조에서 1분26초217로 최하위인 4위에 그쳤다.

랭킹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한 황대헌은 선발전 11위로 대회를 마치며 차기 시즌 태극 마크를 달지 못하게 됐다. 국가대표는 선발전 1~8위 선수들이 발탁되고 국제대회 개인전은 선발전 1~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이에 따라 황대헌은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지 못한다.

황대헌은 준준결승에서 서이라(화성시청), 김태성(서울시청), 임용진(고양시청)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한 황대헌은 미끄러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서이라의 손이 황대헌의 등에 닿았지만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 변천사 KBS 해설위원은 중계를 통해 "황대헌 선수의 몸에 접촉이 있었지만 밀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대헌의 이후 행동이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미끄러지자마자 양손을 올리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나를 밀었다‘는 손짓으로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황대헌은 아쉬운 듯 한참을 경기장을 바라보다 떠났다.

반면 황대헌과 팀킬 논란으로 얽힌 박지원(서울시청)은 선발전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 간판임을 증명했다. 1차 선발전 1000m 우승, 1500m 2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2차 선발전에서도 1500m에서 우승하며 총 92점으로 정상의 자리에 섰다.

박지원과 황대헌의 악연은 지독하다.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1000m와 1500m 결승에서 황대헌이 연속 2번이나 박지원에게 반칙을 가해 메달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에서도 황대헌이 박지원을 밀어 실격된 바 있다. 지난 시즌에만 박지원에게 3번이나 피해를 준 셈이다.

지난 6일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에서도 박지원은 인코스로 추월하던 황대헌과 충돌해 넘어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황대헌의 이번 판정 어필은 박지원이 반칙 당했을 때와 대비된다. 박지원은 지난 세계선수권 1000m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밀려나 펜스에 강하게 부딪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긴 바 있다.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박지원은 부상 여파로 목 보호대를 차고 있었다. 하지만 박지원은 황대헌에게 연속 3번이나 반칙을 당하면서도 판정에 항의하거나 황대헌을 탓한 바 없다.

당시 황대헌은 반칙 상황을 묻는 질문에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하다 보면 그런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제 그 대상이 (박)지원이 형이어서 마음이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후 황대헌은 박지원에게 따로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박지원은 황대헌과 관련된 질문을 나오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황대헌과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 만났는데 사과는 없었냐‘고 묻자 "그 부분은 아직 특별하게 들은 것이 없다"면서 "아무래도 세계선수권 이후 몸도 마음도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선발전만 생각하고 집중했다. 집중만 하다 보니 그동안 제가 놓친 것이 있을 텐데 오늘부터 쉬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황대헌이 사과한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도 앞으로 충분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여제‘ 최민정(성남시청)은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날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 31초 11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은 2위 심석희(1분 31초 323·서울시청)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로써 최민정은 총점 125점으로 심석희를 4점 차로 제치고 여자부 1위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어 이소연(스포츠토토)이 잠시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중반 이후 최민정과 심석희가 선두권을 형성했다. 심석희가 인코스로 선두를 빼앗았고 마지막 바퀴에서 최민정의 역주가 펼쳐졌다. 아웃코스로 파고든 최민정이 기어이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날 1000m 예선과 준준결승, 준결승까지 모두 1위로 통과한 최민정은 결승서도 심석희를 제치고 우승하는 파죽지세 행진을 보였다. 최민정은 앞서 1차 선발전에서 500m 3위, 1000m 1위, 1500m 5위에 올랐다. 이어 2차 선발전에서는 500m, 1000m 정상을 휩쓸고 1500m 5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여자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길리(성남시청)가 자동 선발돼 7위까지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이번 선발전 상위 2명에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 자격이 부여된다. 3위 노도희(화성시청·76점), 4위 이소연(스포츠토토·54점), 5위 김건희(성남시청·29점), 6위 박지윤(서울시청·29점), 7위 김혜빈(화성시청·27점)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취재진 앞에 선 최민정은 "쉬는 동안 휴식과 회복에 집중했다. 쉬었던 시간이 좋게 작용한 덕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소속팀과 후원사가 제 결정을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쳐 있었는데 쉬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기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민정이 쉬는 사이 김길리(성남시청)가 새 에이스로 등장했다. 김길리는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 우승하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도 쉬면서 지켜본 국제대회가 자극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월드컵을 꾸준히 지켜봤고 한국에서 열린 대회도 직접 현장에서 봤다. 경기를 보며 자극이 됐고 더 발전할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길리에 대해서는 "저도 선배들이 있었고 그 길을 이어왔다. (김)길리도 잘 성장하고 있는만큼 대표팀에서 좋은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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