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5일(한국시간)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으로 패배했다. 통합 스코어 5-6이 되며 맨시티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UCL 악몽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맨시티는 잉글랜드 내에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3회를 포함해 10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UCL에선 우승이 없다. 첫 시즌엔 16강에 머물렀고 이후 3시즌은 내내 8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력은 압도적 우위를 거둬도 전술 싸움에서 질 때가 많았다.

심기일전한 지난 시즌엔 결승에 올랐다. 창단 최초로 UCL 우승을 노렸으나 첼시에 1-0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시즌에도 맨시티 목표는 UCL 우승이었다. 강력한 전력과 훌륭한 경기 내용을 앞세워 4강까지 왔다.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도 후반 45분까지 1-0으로 앞섰지만 호드리구에게 2실점을 하며 연장전으로 갔고 카림 벤제마에게 역전골을 실점해 결국 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한 비판이 나왔다. 맨시티의 궁극적인 목표인 빅이어(UCL 트로피) 획득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매번 우승 문턱 앞에서 고꾸라지는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맨시티 팬들도 실망감을 표출 중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UCL에서의 지속적인 실패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대뜸 AS로마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 시즌 로마도 돈을 엄청 썼는데 많이 썼다. 그런데 UCL 티켓을 따지 못했다. UCL 성적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 로마를 보면 알 수 있다. 투자를 했는데 UCL 진출도 못했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말한대로 로마는 향후 펼쳐지는 경기들을 다 이겨도 UCL에 못 간다. 시즌 전에 타미 아브라함, 후이 파트리시오 등을 영입하는데 돈을 많이 쓴 것도 맞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최다 지출이었다. 틀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맥락은 엇나갔다. 로마가 돈을 쓰고 UCL 티켓을 얻지 못한 것이랑 맨시티가 UCL 우승에 실패한 건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게 이유다.

더군다나 맨시티는 지난 여름 잭 그릴리쉬를 영입하는데 1억 파운드를 지불했다. 로마가 데려온 선수들을 다 합해야 그릴리쉬 이적료를 넘는다. 과르디올라 감독 황당 주장을 두고 일각에선 "로마 사령탑인 조세 무리뉴 감독을 의식해서 비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어떤 의도로 해당 발언을 했든 질문, 맨시티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