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디비전시스템의 3부와 4부 리그에 해당하는 K3·K4리그가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시즌 K3리그 챔피언 김포FC가 프로구단으로 전환하여 K리그2에서 좋은 출발을 한 데 이어, 천안시축구단과 청주FC도 오랜 준비 끝에 다음 시즌 프로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K3리그는 총 16개팀, K4리그는 17개팀으로 구성되어 시즌을 치른다. K4리그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는 강원FC B팀에 이어 전북현대, 대구FC, 대전하나시티즌의 B팀도 올해부터 리그에 새롭게 합류했다.

디비전 시스템의 구축은 3부와 4부 구단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의 클럽라이센스가 강화되면서 각 구단들의 운영 기준도 높아졌다. 지난 해 FA컵에서 K3의 양주시민축구단이 K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를 꺾은 것처럼 K3·K4리그의 경쟁력은 해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된다. K3·K4리그가 활성화되어 구단 수가 증가하면 더 많은 선수들이 축구선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지난해 6월까지 K3리그 부산교통공사 소속이었다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경험한 박승욱이 좋은 예다. 이제는 프로 경험이 전무한 어린 선수들 뿐 아니라, 과거 K리그를 경험했던 베테랑 선수들도 K3·K4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 다시 프로의 부름을 받는다.

K3·K4리그는 여러 이유로 소속팀을 잃고 선수경력이 잠시 단절된 선수들에게도 소중한 재기의 장이 된다. 국내 대표적 독립구단인 TNT 핏투게더FC는 프로에 입단하지 못했거나 방출된 선수들이 프로 및 세미프로 계약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팀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상파울리의 박이영, 대전하나시티즌의 김찬우 등 지난 2015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140명이 TNT 활동을 통해 국내 및 해외 구단에 새 둥지를 틀었다.

몇 년 사이 소속팀과의 문제, 가정 환경, 군 입대, 저평가 등 다양한 이유로 잠시 축구 경력이 단절됐던 선수들이 독립구단에서 다시 몸을 만들어 K3.K4리그 구단 입단을 통해 도전을 이어가는 사례가 증가했다. 이는 2020년 대한축구협회가 K3·K4리그를 새롭게 통합 출범시키면서 기대한 선순환 구조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TNT는 이번 시즌 K3·K4리그 전체 33개 구단의 총 1042명의 등록선수 중 25개 구단, 모두 64명이 과거 TNT FC에서 활동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등록선수의 6%에 해당되는 숫자다. 비록 사연을 지닌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