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는 한국인 사령탑 박항서(62)와 신태용(51)이 맞붙는다.

15일 밤 9시30분(한국시간)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통해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조 1위를 두고 충돌한다.

현재 두 팀은 앞선 2경기를 모두 이겼다. 베트남은 라오스(2-0)와 말레이시아(3-0)를 완파하면서 베트남 최강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지난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말레이시아를 어렵지 않게 제압하면서 탈동남아 명성을 확인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동남아 최강을 넘어 아시아 최상위권과 경쟁하고 있다. 비록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강팀들 사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동남아 대회로 돌아가자 무결점 승리를 이어갔다.

인도네시아의 성장도 눈부시다. 2년 동안 팀을 만든 신 감독의 색채가 묻어나기 시작하면서 스즈키컵에서 출발이 좋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6위인 인도네시아는 비슷한 순위의 캄보디아(170위), 라오스(185위)를 각각 4-2, 5-1로 대파하면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비슷한 전력의 팀을 확실하게 무너뜨린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복병으로 떠올랐다.

두 한국인 사령탑의 대결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도전자 입장인 인도네시아는 사령탑의 상성을 앞세워 베트남의 무패 행진을 끊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눈치다. 일단 지난 6월 두 감독이 월드컵 2차예선에서 만났을 때는 베트남이 4-0으로 이긴 바 있다.

그럼에도 ‘CNN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박 감독의 무패 기록을 깰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박 감독이 부임하고 베트남은 동남아를 상대로 32경기 연속 패배가 없다. 총 8번의 동남아 대상 토너먼트가 있었고 져본 적이 없다"고 무시무시한 기록을 나열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K리그에서 신 감독이 박 감독에게 8승1무1패의 좋은 성적을 냈었다"며 이변을 일으키길 바라고 있다.

두 감독은 맞대결에 앞서 서로를 칭찬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 베트남이 가장 강하다"라고 했고 박 감독 역시 "인도네시아의 경기를 봤다. 신 감독 밑에서 팀이 잘 훈련된 모습"이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