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든카드' 정승원, 도쿄 올림픽 주전 노리는 에너자이저
- 출처:풋볼리스트|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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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승원은 올림픽대표팀 ‘멀티 후보‘ 로 평가 받아 왔다. 그러나 본선이 임박할수록 정승원의 예상 출장시간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1차전을 갖는다. 뉴질랜드는 이번 대회에 최대한 강한 전력을 구축해 나왔다. A대표팀과 달리 올림픽에서는 껄끄러운 상대다.
정승원은 본선 직전 마지막 평가전인 프랑스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그동안 김학범 감독이 정승원에게 좀처럼 맡기지 않았던 역할이다. 한국은 올림픽 예선을 겸한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원두재, 김동현, 맹성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해 세 선수를 돌아가며 기용했다. 그런데 올림픽 본선 멤버에서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원두재, 김동현 2명으로 줄었다. 처음 발표된 명단은 단 18명이라 그럴 만했지만, 22명으로 늘어난 뒤에도 다른 포지션을 충원했을 뿐 기존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을 더 불러들이지 않았다.
결국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돼 온 정승원, 김진규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주 출장해야 포지션별 균형이 맞는다. 특히 정승원은 한 칸 아래로 내려가 오히려 자기 자리를 찾았다. 정승원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주로 2선에 기용됐고, 대구FC에서는 붙박이 오른쪽 윙백으로 뛰며 포지션 괴리가 심했다. 그런데 정승원이 원래 맡아 온 역할은 미드필드 어느 위치에서든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기회가 생길 때 전방으로 올라가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노리는 것이다. 한국 미드필더 중 유일하게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에 가깝다.
원두재와 김동현은 성향이 비슷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경기 운영과 조율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올해 K리그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타일이 겹치는 둘을 동시에 기용하기보다 한 자리는 정승원에게 맡겨 에너지를 보강하는 조합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됐다.
경기운영을 맡는 수비형 미드필더 옆에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짝짓는 건 4-2-3-1 포메이션 선수 구성의 정석이다. 정승원은 원두재 또는 김동현 옆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패스할 길을 만들어 줄 수 있고, 패스로 풀어나가기 힘들 때 기습적인 전진 드리블로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
또한 오른쪽으로 빠지며 순간적으로 측면을 공략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왼쪽 윙어로 이동준, 권창훈 등 중앙으로 파고드는 선수가 배치된다면 정승원이 오른쪽으로 빠지며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정승원은 지난해 K리그1 7도움을 기록했을 정도로 물오른 오른발 크로스 능력을 갖췄다. 올림픽대표팀 간판 키커 이강인, 이동경, 권창훈이 모두 왼발잡이인 가운데 정승원은 오른발 킥이 가장 강력한 선수다.
올해 초 소속팀 대구와 계약조건에 대한 분쟁을 겪었던 정승원은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출장하며 경기감각을 유지했고, 최근 대구와 재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취에 대한 고민도 일단 덜어 둔 상태다. 한국의 ‘비주얼 센터‘가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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