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27)은 올 여름 그 누구보다 바쁜 선수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를 떠나 친정팀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그는 먼저 태극마크부터 달았다.

권창훈은 2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를 뛰는 데 어떤 문제도 없다. 컨디션을 잘 유지해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창훈은 지난달 31일부터 한국축구대표팀에 소집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의 남은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 권창훈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받았으나 2018년 5월 아킬레스건을 다치 뒤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가 6월 국내에서 재개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투르크메니스탄(5일)과 스리랑카(9일), 레바논(13일·이상 고양종합운동장)을 상대로 옛 기량을 보여주느냐가 관심사다.

권창훈이 제 몫을 해낸다면 플레이메이커를 찾는 벤투 감독의 고민은 쉽게 해결된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알사드)와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인범(루빈 카잔), 이강인(발렌시아) 등을 시험대에 올렸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권창훈은 “대표팀에선 혼자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는 곳이라 하나로 어우러져야 한다”며 “팀이 원하는 방향성과 전술에 맞춰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권창훈이 대표팀에서 살아난다면 또 다른 태극마크의 길이 열린다. 그는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의 유력한 후보로 예비명단(50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은 “(권창훈이) 부상 이후 좀처럼 몸이 올라오지 않아 안타깝다.대표팀에 소집된 만큼 훈련과 경기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을 면밀하게 체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군 입대를 앞둔 권창훈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경우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있어 더욱 간절하다. 권창훈은 “올림픽을 병역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나를 대표해 뛰는 무대”라면서 “한 차례 경험했기에 올림픽이 어떤 무대인지 잘 안다. 감독님과 함께 선수들과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