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트 그랜드슬램' 4회 우승 오사카 나오미, 클레이·잔디 정복 남았다
출처:스포츠서울|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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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트에서만 4차례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우승. 진정한 ‘코트의 여왕’이 되기 위해서는 클레이와 잔디코트도 평정해야 한다.

20일 멜버른파크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1 호주오픈(AO·총상금 8000만호주달러=686억원) 여자단식 결승에서 영예의 우승 주인공이 된 세계랭킹 3위 오사카 나오미(24·일본).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우승일 것이다. 그래야 테니스 선수 최고의 영예인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할 수 있고, 그가 이번에 4강전에서 이긴 그의 우상 세리나 윌리엄스(40·미국)의 후계자로 여자테니스계를 오래 호령할 수 있다.

오사카 나오미는 이날 결승전에서 세계 24위로 역시 강스트로크와 강서브를 구사하는 제니퍼 브래디(26·미국)를 1시간17분만에 2-0(6-4 6-3)으로 물리쳤다. 최고 구속 197㎞(시속)를 찍는 폭발적인 서브, 그리고 파워 넘치는 포핸드·백핸드스트로크로 브래디를 무력화시키며 2018·2020 US오픈, 2019년 호주오픈 우승을 포함해 개인통산 4번째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날 7747명(공식집계)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사카 나오미는 첫 서브 이후 공격성공률 73%로 62%의 브래디를 앞섰고, 서브 에이스도 6개(브래디 2개)를 얻어냈다. 위너에서는 16-15로 둘다 팽팽했으나, 언포스트 에러에서 24-31로 다소 차이가 났다. 자신의 서브게임 때 시속 200㎞에 육박하는 강력한 서브로 상대를 압도하고, 리턴 때는 앵글샷을 구사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이날 가끔 굿샷이 터질 때 ‘컴온’을 외쳤을 뿐 경기내내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고, 브래디의 굿샷에는 라켓 박수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위기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 충만한 모습이었다.

오사카 나오미는 1991년 모니카 셀레스(유고 태생의 미국인) 이후 30년 만에 4차례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진출해 모두 우승하는 첫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상금도 275만호주달러(23억9000만원)를 챙겼다. 이번 우승으로 22일 발표되는 세계랭킹도 2위로 오른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21연승을 기록하며 현재 최고의 여자테니스 스타임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는 그랜드슬램 여자단식 24회 우승을 노리던 세리나 윌리엄스를 2-0(6-3-6-4)으로 가볍게 제치며 그의 진가를 보여줬다. 16강전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로 지난 2020년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가브리녜 무구루사(스페인)를 2-1(4-6 6-4 7-5)로 물리쳤다. 그 경기가 고비였다. 지난해 호주오픈 3회전에서 만 15세9개월인 미국의 코코 고프한테 0-2(3-6 4-6)으로 패배한 아픈 경험도 지워버릴 수 있었다.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은 올해 5월23일부터 6월5일까지 열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않았는데 오사카 나오미의 이 대회 최고성적은 32강 진출(2018, 2019년)이다.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도 그는 약했다. 2019년에는 1회전(128강)에서 탈락했고, 두차례 32강(2017, 2018년)에 오른 게 최고성적이다.

올해 오사카 나오미가 그동안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인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이번 시즌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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