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갑조리그 초토화한 한국의 바둑 용병들
출처:조선일보|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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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들이 세계 바둑 ‘최대 시장’으로 인정받는 중국 갑조리그를 휩쓴 하루였다. 7일 벌어진 후반기 2일째(10라운드) 경기에 출전한 한국 기사 8명 중 7명이 승리하는 ‘대첩’을 장식했다. 지난해 7월 20일 9라운드 때의 8승1패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한국랭킹 2위 박정환은 중국 5위 롄샤오(항저우 쑤보얼)와 겨룬 주장전서 166수 만에 백 불계승, 4위이던 소속 팀(청두)을 1위로 끌어올렸다. 올 시즌 9승 1패로 한국인 용병 중 최고 성적이다. 롄샤오와의 상대 전적도 2승 4패로 한 발 좁혔다.




시즌 승률 9할에 도전 중인 한국 톱랭커 신진서도 가볍게 1승을 추가했다. 항저우 쑤보얼 소속의 신진서는 청두 팀 구링이와의 속기 대결을 흑 8집 반의 대차로 승리했다. 신진서의 금년도 갑조리그 성적은 8승 1패가 됐다. 그러나 동료들의 부진 속에 팀은 1위에서 2위로 내려왔다.

이동훈(항저우 용원)의 기세도 무서웠다. 3차례나 세계 제패 경험이 있는 탕웨이싱(산시)을 흑 불계로 물리쳤다. 한국 랭킹 5위 이동훈은 그동안 탕웨이싱에게 6연패를 기록하다가 이날 처음 승리했다. 이동훈의 올 시즌 갑조리그 성적은 7승 2패로 바뀌었다.

이 밖에 한국 4위 변상일(장시)은 차이징(시짱)을 흑 불계로, 6위 강동윤(시짱)은 펑리야오(장시)를 백 불계로 따돌려 나란히 소속 팀에 기여했다. 변상일과 강동윤의 시즌 전적은 각각 4승 1패, 4승 2패가 됐다.

김지석(한국 8위)은 전날 자신을 1승 7패로 몰아붙이던 천적 롄샤오를 누른 데 이어 이날은 리웨이칭(상하이 건교)을 꺾고 리그 전적 5승 5패를 만들었다. 유일한 10위권 밖 한국 용병(11위)인 나현은 중국 4위인 전 세계 챔프 판팅위와 살얼음 대결 끝에 백으로 1집 반을 남겼다. 둘 간의 상대 전적은 5승 1패로 벌어졌다.

그러나 선전 팀의 신민준은 중국 커제와 치른 주장전서 필승의 형세를 만들어 놓고도 마지막 덫에 빠지면서 이날 한국 용병 중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한국 3위인 신민준과 중국 톱 랭커인 커제는 내년 2월 1일부터 제25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패권을 놓고 결승 3번기를 치를 예정이다. 둘 간의 상대 전적은 커제 기준 4승 2패로 벌어졌다.

올해 중국 갑조리그엔 총 16개 팀이 출전,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전반기 8라운드를 마쳤고 12월 6일 후반기가 속개됐다. 전반기서 변상일이 속한 장시가 1위, 신진서가 이끄는 항저우 쑤보얼이 2위에 오른 상황에서 후반기에 돌입했다. 13일까지 후반기 7라운드 포함 총 15라운드(풀리그)를 치러 상위 8강과 하위 8개 팀이 각각 플레이오프 방식(14~23일)으로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갑조리그는 풍부한 자금력과 높은 경기력으로 한국 기사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올해도 국내 최정상급 기사 8명이 참가해 국위 선양과 수입 확보 등 다양한 기회로 활용 중이다. 다만 일부 경기는 한국리그 일정과 중복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 벌써 이동훈 9단의 경우 6일 낮 12시부터 중국 갑조리그 대국을 마치고 6시 반 열린 한국리그에 정관장천록 팀 선수로 출전하는 강행군을 피하지 못했다.

10라운드를 마친 7일 현재 8명의 한국 기사들은 총 44승 18패, 70.97%의 높은 승률 행진 중이다. 올해 갑조리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 기사끼리는 대회장(전반기 저장, 후반기 청두)에서 오프라인으로, 한국 기사 등 외국 용병들과의 대국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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