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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위기]'23년 만의 흑역사' FC서울 대팍참사, 터질게 터졌다
출처:스포츠조선|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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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6. ‘전통의 명문‘ FC서울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14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원정경기에서 0대6으로 참패했다. 자책골만 두 차례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6골 차 완패, 이는 서울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기록의 흑역사다. 서울은 럭키금성이던 지난 1987년 10월 10일 포철과의 정규리그 격돌에서 1대7로 패한 바 있다. 안양 시절이던 1997년 4월 12일에도 리그컵에서 부천에 1대7로 고개를 숙인 기억이 있다. 이후 무려 23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다시 썼다. 다행히(?) K리그1(1부 리그) 최다 골 차이(7골) 불명예는 면했다.

▶투자 없는 구단→영입 실패 되풀이

FC서울의 이른바 ‘대팍참사‘.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날 최 감독이 꾸린 최종 명단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최 감독은 정현철 양유민 강상희를 선발 명단에 올렸다. 세 선수 모두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정현철은 올 시즌 첫 경기, 강상희는 프로 데뷔전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오스마르와 황현수가 부상으로 이탈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최근 몇 년 동안 주전 의존도가 무척 높았다. 이적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자에 무척이나 인색했다. 구단은 ‘적자 폭이 커졌다‘는 이유로 투자에서 손을 뗐다. 지난 2018년 강등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뒤 ‘다시 뛰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2019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영입제로‘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일부 선수를 영입했지만, 안타깝게도 효과는 미미하다. 서울로 돌아온 아드리아노(브라질)는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듯 과거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도 지지부진하다. 서울은 외국인 선수 페시치를 임대 이적했다. 기간은 6월 말까지. 임대 연장과 계약 종료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만약 페시치와 계약을 종료하면 새 외국인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입국자는 2주 동안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구단은 내부 커뮤니케이션 실수를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서울은 최근 세 경기에서 1골-11실점, 최악의 공수 균형을 보였다. 한때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서울은 그 위용을 잃은지 오래다.

▶힘 빠진 선수들, 간파당한 전술

내우외환. 경기에 나선 선수들도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서울은 지난달 홈 개막전에서 마네킹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고 구단에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는 판정불만, 항의 등이 아닌 K리그에 대한 비방이나 명예훼손에 대해 부과된 최고액 제재금이다. 서울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선수들은 타 구단 선수들의 놀림에 2차 피해를 받았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들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다. 여기에 코칭스태프 일부가 교체됐다. 선수들의 어깨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1대4로 패했다. 뒤이어 열린 대구전에서는 0대6 완패했다.

상대를 흔들어야 할 최 감독의 전술도 상대에 간파당했다. 최 감독은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유벤투스의 스리백에서 영감을 얻어 3-5-2 전술을 공고히했다. 서울은 3-5-2 전술을 입고 펄펄 날았다. K리그 및 FA컵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 년째 이어진 최 감독의 전술은 상대에 허점을 노출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 그러나 최 감독의 변화는 오직 하나, 선발 1~2 자리를 바꾸는 것이었다. 대구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은 대구를 상대로 어린 선수들을 활용해 빠른 템포로 경기를 풀고자 했다. 하지만 오히려 대구의 역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패배를 떠안았다.

서울은 17일 상주상무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선수단은 대구에서 상주로 이동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최 감독은 "빨리 추스러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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