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가 불명예 기록을 만들었다.

레스터 시티는 12월 8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FC 포르투와의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최종전에서 0-5로 대패했다.

레스터 시티는 오는 11일 홈에서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이미 조별리그 5차전에서 조 1위를 확정지은 레스터 시티는 포르투전에서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등 주전급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반면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 있었던 포르투는 전력으로 레스터 시티를 상대했고 5-0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레스터 시티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지켰지만 대신 자존심 상하는 기록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이번 경기는 잉글랜드 팀이 유러피언컵 시대를 포함해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큰 점수차로 패한 경기다.

지금까지 기록은 4점 차 패배였다. 최근 경기는 지난 시즌 조별리그에서 아스널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5로 패한 경기다. 2000년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FC 바르셀로나에 같은 스코어로 패한 적이 있다.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975년 더비 카운티가 레알 마드리드에, 그리고 1966년 리버풀이 AFC 아약스에 1-5로 패한 적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 최정상급 클럽이었고 1966년 아약스는 ‘토털풋볼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누스 미헬스 감독이 이끌고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가 뛰는 팀이었다. 반면 포르투는 유명 클럽이긴 하더라도 ‘정상급‘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는 팀이기에 레스터 시티의 기록은 더욱 굴욕적이다.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해도 이미 조 1위를 확보한 라니에리 감독이 더 중요한 경기를 위해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선택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니에리 감독도 경기 후 선수들의 플레이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후회는 없다. 나는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레스터 시티가 맨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패한다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대패가 더욱 쓰라리게 다가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