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농구 최초 '비선출→프로입성' 정성조가 쓰는 '현실판 슬램덩크'
출처:스포츠한국|202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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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5일, 한 선수가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3라운드 2순위로 프로농구팀 고양 소노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 신인은 정확히 두 달 후 팀을 승리로 이끄는 맹활약을 펼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놀랄 일도 아니었다.

국내 프로농구는 드래프트 해당 연도에 엘리트 선수 등록이 돼 있지 않으면 일반인으로 분류된다. 해외 대학 출신, 국내 대학 농구팀에 있다가 운동을 그만둔 지 오래되지 않은 선수, 드래프트 재도전자가 일반인 신분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지명을 받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고교-대학에서 엘리트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비선출‘이 프로에 입성한 사례는 한국프로농구 역사상 단 한 명뿐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소노의 정성조(24)다.

스포츠한국은 소노의 홈구장인 경기도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정성조를 만나 만화 같은 꿈의 실현 과정, 그가 새롭게 꾸고 있는 꿈에 대해 들어봤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프로농구선수‘ 정성조가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경기는 바로 지난 15일 열린 소노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4라운드 맞대결이었다. 그는 당시 17분48초를 뛰며 16득점을 올리는 엄청난 효율을 자랑했다. 특히 팽팽하던 4쿼터에 활약하며, 9위 소노가 2위 현대모비스를 84-81로 꺾고 5연패를 탈출하는 데 있어 일등 공신이 됐다. 팀의 주축 자원들의 줄 부상으로 신음할 때 새로운 영웅이 등장한 것. 이 경기로 많은 주목을 받은 정성조는 지난 19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 구단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프로농구 기적의 주인공‘ 정성조가 어린 시절 가장 먼저 좋아했던 운동은 오히려 축구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농구로 이끌었을까.

"어렸을 때 아버지가 조기축구를 하셔서 축구를 먼저 좋아했고, 심지어 축구 유치원까지 다녔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9살 때 친한 친구가 농구교실에 다니는데 생각보다 재밌다며 같이 다니자는 거예요. 그게 농구와 처음 만난 거였어요. 그 친구가 현재 부산 KCC에서 뛰고 있는 송동훈이에요(웃음)."



정성조는 농구에 재미를 느끼면서 중학교 1학년까지 꾸준히 실력을 향상했다. 그는 이후 2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프로선수를 꿈꾸며 농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전학을 갔다. 하지만 훈련 도중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전까지 취미로 운동을 하다가 처음으로 학교 농구부에서 훈련을 하려니 몸이 버티지 못했어요. 다리에 통증을 느껴서 병원서 검사를 받아보니 수술을 하고 1년 동안 운동을 쉬어야 한다더라고요. 농구를 늦게 시작했는데 오랜 기간을 뛰지 못하며 유급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결국 원래 있던 중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나가기로 했어요. 이후로도 학교 방과 후 활동이나 유소년 농구 클럽에서 농구를 하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프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어요.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했고 결국 대학에 들어간 후로는 ‘프로농구선수‘라는 꿈이 많이 흐려졌습니다."

물론 정성조가 대학 진학 이후 농구를 아예 놓은 것은 아니었다. 동호인, 3X3 대회에서 기량을 닦으며 이름을 알렸고, 결정적인 계기로 인해 프로의 꿈에 다시 도전하기도 했다. 프로선수로 뽑히기까지 약 반년의 준비는 정성조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하승진 선수가 2024년 초에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유망주들을 모아 팀을 만들고 재도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었어요. 제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보면서 ‘나도 프로농구선수라는 꿈을 갖고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11월 드래프트까지 반년 넘게 준비하는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몸싸움을 이겨내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농구 스타일 바꾸기‘였어요. 동호인 대회와 3X3 농구에서는 공을 오래 갖고 있으면서 패스, 슛까지 다 했지만, 프로 구단에서 저를 그 방식으로 활용할 것 같지 않았어요. 슛과 수비 위주의 스타일로 바꾸고 연습 경기를 통해 감각을 다져나갔습니다. 드래프트 2라운드 안에 들지 못해 지명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3라운드 2순위에 이름이 불리더라고요.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짜릿하고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소노를 이끌고 있는 ‘프로 사령탑 1년차‘ 김태술 감독은 정성조를 보며 "(정성조가) 팀 내 부상 선수가 많아 기회를 잡긴 했지만,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건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고 말한다. 직접 발로 뛰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감독과 절실하게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선수의 만남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태술 감독님을 만난 건 ‘천운‘이에요. 훈련 때 해당 움직임을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세세하게 알려주시려고 해요. 실수해도 자신 있게 하라고 용기를 주셔서 기술적,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는 고교 입학 전까지 농구와 거리가 멀었지만, 농구부 입단 후 엄청난 열정과 연습으로 일취월장하며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록 만화지만 선수로서 상당히 늦다고 볼 수 있는 시기에 운동을 시작했음에도 어엿한 고교 농구선수로 성장한 경우.

정성조 역시 늦게나마 프로농구에 도전했지만 착실한 준비와 간절함으로 빛나며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성조 본인은 정작 슬램덩크에 대해 가장 최근에 나온 극장판을 본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하지만 농구라는 스포츠의 낭만을 아는 팬이라면 그에게서 어린 시절 응원했던 만화 주인공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이토록 만화 같은 꿈을 이룬 정성조가 넘길 농구 인생의 다음 장은 어떤 모습일까.

"농구를 하는 어린아이들은 가슴 한편에 ‘농구선수‘라는 꿈을 어느 정도 품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저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생겨요. 현재로서는 프로 무대에서 오래 살아남는 게 주된 목표예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꿈은 크게 꾸라고 있는 거니까요. 뛰어난 팀 동료들을 보고 배우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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