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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의 '3점슛 10개' 진기록을 둘러싼 해프닝…"몰랐네, 아까워 죽겠네" 때늦은 후회 왜?
출처:스포츠조선|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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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이 허웅했다." 29일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의 홈경기를 마친 뒤 최준용(30·KCC)은 홈팬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부산 KCC는 홈경기 승리 후 자체 수훈선수를 뽑아 응원 무대에 올리는 팬서비스를 하는데, 무대에 오른 최준용이 "허웅 형 덕에 이겼다"며 마지막에 외친 말이다.

진정한 MVP는 허웅이라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최준용의 ‘개념 발언‘에 부산 팬들은 더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허웅은 이날 경기에서 최고의 주인공이었다. 3점슛 10개를 포함한 32득점-5어시스트로 팀이 108대99로 화끈하게 승리하는데 앞장섰다. 팀의 2연승을 견인한 것뿐 아니라 진기록도 세웠다.

허웅은 이날 ‘신들린 슈터‘였다. 1쿼터 종료 6분4초 전, 정관장의 2연속 3점포에 ‘대응사격‘으로 외곽포를 시작했다. 곧이어 정관장 정효근이 3점슛를 추가하며 KCC의 추격의지를 꺾으려 하자 23초 만에 3점포로 응수한 이 역시 허웅이었다. 워밍업을 마친 허웅은 2쿼터 3점슛 4개를 추가하는 등 맹렬하게 불을 뿜었다. 그 덕에 KCC는 전반을 54-42로 마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허웅은 4쿼터 종료 1분53초 전, KCC의 이날 경기 마지막 득점을 3점으로 장식하는 팬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한 경기 10개를 완성했다.

의미있는 기록이다. 특정 선수가 한 경기 10개의 3점슛을 성공한 것은 2013년 조성민(정관장 코치·당시 부산 KT) 이후 11년 만에 나온 타이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통산 순위로는 12개, 11개에 이어 3번째에 해당한다. 종전에 문경은(22개) 우지원(21개·이상 2004년)의 기록이 있지만 당시 ‘개인기록 경쟁 밀어주기‘ 논란 때문에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다.

이와 별개로 허웅은 1개만 추가했다면 또다른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6.2m였던 3점슛 거리는 2009~2010시즌부터 세계적인 기준에 따라 6.75m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거리 연장 이후 최고 기록이 조성민 코치의 10개였으니 허웅은 이번에 진정한 ‘지존‘으로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날린 셈이다.

그 이면에 우스꽝스런 해프닝이 있었다. 주변 모두가 숨은 진기록을 모르고 있었기에 일어난 해프닝이다. 전창진 감독은 4쿼터가 후반부로 접어들며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선발 출전했던 허웅을 빼주려고 했다. 그런데 허웅이 ‘1개만 더 넣고 나오겠다‘며 사정을 하더란다. 자세한 영문을 몰랐던 전 감독은 계속 기회를 줬고, 종료 1분53초 전 10번째 3점슛을 성공한 뒤 1분38초를 남겨 두고 이근휘와 교체해줬다.



허웅이 ‘1개만 더‘를 고집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왕이면 두 자릿수 ‘10‘을 채우고 싶었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한 경기 최다 3점슛 등 기록 따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안 허웅은 "그래요? 에이~ 아깝네. 11개를 채웠어야 했네…"라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날 상대팀 정관장 벤치에서는 종전 최다기록 보유자 조성민 코치가 지켜보고 있었다. 조 코치가 보는 앞에서 허웅이 신기록을 작성하면 적잖은 화제가 될 뻔했는데, 날아가 버린 것이다.

전 감독은 더 아쉬워했다. "전혀 몰랐다. 그냥 1개만 더 넣고 싶다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다. 11개 신기록이 걸려 있으면 교체시키지 말걸 그랬다"면서 "허웅도 잘못했네. 10개로 만족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1개를 더 넣으려고 했어야지…"라며 웃었다.



구단 프런트들의 생각은 또 달랐다. 구단 관계자들은 "동생 허훈(KT)이 보유하고 있는 한 경기 3점슛 최다 기록이 9개인데, 동생의 기록을 뛰어넘어서 ‘형만한 아우는 없다‘는 걸 증명해 보이려고 10개에 집착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허웅의 진기록을 놓고 이래저래 손발이 안맞았던 KCC다. 하지만 팬들에겐 ‘큰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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