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기적 없었다' 구단 역사상 첫 강등, 결국 최하위... 강원-수원FC 일단 살아남았다
- 출처:스타뉴스|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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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도까지 내려간 엄청난 추위. 이보다 더 싸늘한 건 수원월드컵경기장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탄식과 침묵만 남았다. ‘프로축구 명가‘ 수원 삼성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수원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38라운드 파이널B 강원과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치열했던 K리그1 파이널B 순위가 모두 정해졌다. 이날 수원이 승리를 얻지 못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8승9무21패(승점 33)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2 강등을 당했다. 반면 수원FC는 11위, 강원은 10위를 가져가 잔류 희망을 이어갔다. 수원은 8승9무21패(승점 33)를 기록했으나 다득점에서 수원보다 앞서 극적으로 11위를 차지했다. 강원은 6승16무16패(승점 34)로 10위를 거머쥐고 환호했다.
피할 수 없는 결전의 날이었다. 수원과 강원 모두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37라운드 수원은 최하위였다. 강원은 10위였다. 여기에 11위 수원FC까지 치열한 잔류 경쟁을 펼쳤다. 수원-강원 경기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 벌어지는 수원FC-제주유나이티드 경기 결과까지 확인해야 했다.
3팀 모두 최하위만은 피해야 했다. 올 시즌 K리그1 꼴찌는 곧바로 2부 리그로 강등,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승강플레이오프는 홈 앤드 어웨이로 K리그1 10위팀은 K리그2 2위팀과 맞붙는 방식이다. K리그1 11위 팀은 K리그2 3위 김포FC, K리그2 4위 경남FC 경기 승자와 대결한다.
먼저 수원FC와 제주는 1-1로 비겼다. 수원FC는 전반 5분 김건웅에게 선재골을 내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후반 5분 수원FC 이영재가 천금 같은 프리킥 동점골을 떠뜨려 팀을 구해냈다. 수원FC는 11위가 됐다. 남은 것은 수원, 강원 경기 결과였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 끝에 무승부가 나왔다. 수원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해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다. 강원은 10위 자리를 지켜냈다.
운명의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지도자는 선수단을 향해 믿음을 나타냈다. 경기 전 염기훈 수원감독대행은 "솔직하게 편안하다. 그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다했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다. 하려는 의지가 있다. 강원도 2연승을 달리고 있어 두 팀 모두 좋은 컨디션이다. 하지만 홈에서는 하는 경기인 만큼 강원보다 더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이 경기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원은 총력전이었다. 베테랑 김보경, 멀티플레이어 정승원까지 벤치 대기했다.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카즈키 등을 대신해서는 한석종이 중원을 맡았다.
염기훈 대행은 "고민하지 않았다. 한석종의 컨디션이 좋았고 하려는 의지가 컸다. 두 선수(카즈키, 이종성)의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 한석종이 잘해줄 것"이라며 "김보경은 경험이 많다. 후반 경기 운영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충분히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승원은 공격적으로, 또는 수비적으로 뛸 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어느 자리에서든 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윤정환 감독이 징계를 받아 정경호 수석코치가 대신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정경호 수석코치는 "윤정환 감독님이 오신 이후 팀이 힘을 받고 있다. 과도기는 있었지만, 지금은 팀이 단단해졌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졌고 강원만의 색깔이 있다"며 "윤정환 감독님하고 소통을 했다. 서로의 스타일을 알게 되면서 믿음이 생겼다. 윤정환 감독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지켜봤다. 이번 경기도 기본 구조를 가져가면서 변수에 대한 대응 부분만 소통했다"고 말했다.
강원은 무승부만 해도 최하위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경호 수석코치는 "저도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비기면 된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하지만 강원은 비기다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 비기면 잔류한다는 것보다 최근 몇 경기 동안 좋았던 분위기에 초첨을 맞추겠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원, 강원 팬은 추운 날씨도 녹일 정도로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날 경기 총 2만 493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수원 홈팬들은 경기 전 빨간색 하트 모양의 대형 카드 섹션을 만들어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었다. 또 ‘수원은 항상 위기에 강했다‘,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푸른 빛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평소 개방하지 않았던 2층 관중석까지 개방했음에도 수원 팬들이 곳곳에 자리 잡아 폭풍 응원을 보냈다.
강원도 필사적이었다. 이번 경기 3600여명 강원팬들이 원정 응원에 나선다. 원정 응원석 온라인 예매가 시작된지 하루 만에 전석 매진될 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원정 팬들을 위해 버스 100대까지 투입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원정응원을 함께했다.
수원은 4-4-2 포메이션이었다. 안병준, 웨릭포포 투톱에 고승범과 한석종이 중원을 조율했다. 양 측면에 아코스티와 바사니가 배치됐다. 포백은 김태환, 김주원, 한호강, 손호준이었다. 골문은 양형모가 지켰다.
원정팀 강원은 4-5-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장신 공격수 이정협이 원톱으로 출격했다. 2선에서 이승원이 공격을 지원했다. 김대원과 유인수가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중원은 서민우, 알리바예프가 맡았다. 포백은 윤석영, 김영빈, 강투지, 황문기, 골키퍼는 이광연이었다.
양 팀은 초반 탐색전을 펼쳤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찾았다. 수원은 아코스티가 파워 넘치는 드리블을 앞세워 역습을 시도했으나 강원 센터백 강투지가 슬라이딩 태클로 이를 차단했다.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수록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먼저 강원이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14분 황문기가 올려준 크로스를 날려 이정협이 몸을 날려 발을 갖다댔다. 하지만 힘이 없었다. 양형모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강원은 전반 20분 이승모를 빼고 윤일록을 투입했다.
수원이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21분 상대 진영에서 강한 압박을 가해 공격권을 되찾았다. 곧바로 역습을 시도한 강원은 오른쪽 측면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황문기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수원도 전반 22분 프리킥 찬스가 있었지만, 바사니의 왼발 크로스가 너무 높이 떴다. 이광연 골키퍼가 뛰어올라 잡아냈다.
전반 33분 강원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유인수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유인수는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향해 몸을 날려 슈팅을 시도했다. 첫 시도는 빗맞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차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유인수도 아쉬움에 땅을 쳤다. 강원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공격수 이정협부터 상대 진영에서 수비를 시도했다.
수원도 선 수비 후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상대 문전까지 공을 끌고 가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 35분 아코스티가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양 팀은 하프타임 치열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전반 막판 이광연이 공을 잡을 때 아코스티가 몸으로 부딪혔는데, 이것이 하프타임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양 팀 다른 선수들도 아코스티, 이광연 주위를 둘러쌌다. 다행히 큰 싸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강원이 먼저 상대 골문을 노렸다. 강원은 계속해서 오른쪽 측면을 공략했다. 후반 3분부터 윤일록이 좋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터닝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후반 8분에도 강원은 빠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상대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끌고 갔다. 수원의 전투적인 수비에 혼전 상황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수원이 먼저 공을 걷어내 위기에서 벗어났다.
수원FC의 동점골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원은 급해졌다. 승리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다. 후반 11분에는 김주찬과 김보경을 동시에 투입했다. 강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5분 황문기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정협이 달려들어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머리에 닿지 않았다. 한끗 차이였다. 이정협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원은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막판 뮬리치의 슈팅마저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수원은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골을 넣기 위해 공격에 집중했다. 강원은 투혼의 수비를 펼쳤다. 결국 강원이 웃었다. 마지막까지 실점을 내주지 않으며 무승부를 거뒀다. 최하위에 그친 수원은 강등 아픔에 탄식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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