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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주장' 피해자냐 피의자냐…황의조 운명 '이것' 따라 갈린다
출처:뉴스1|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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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가 고소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전 연인과 성관계 장면을 불법촬영한 혐의다. 당초 황 선수는 자신이 ‘사생활 폭로‘ 협박을 받은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불법촬영 정황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쟁점은 촬영 동의 여부다. 이에 따라 황 선수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의 여부 두고 엇갈리는 진술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황 선수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하고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촬영 의혹과 관련해 전 연인 측은 지난 8월 영상 유포자를 경찰에 고소하는 과정에서 황 선수도 불법촬영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경찰은 최초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벌여 해당 피의자가 구속되자 황 선수의 불법촬영 혐의도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황 선수 측은 지난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서 합의된 것"이라며 "해당 영상을 현재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당초 이 사건은 황의조 선수가 영상 유출의 피해자로서 시작된 것이고,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날 불법촬영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 입장이 갈리고 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피해자가 과거 황의조 선수와 잠시 교제하긴 했지만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고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유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황 선수에 대해 화를 내거나 신고하기도 어려웠다"며 "해당 영상물이 불법 유포된 직후 황의조 선수에게 양심을 품은 유포자가 추가로 영상을 유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잠든 날이 없을 정도로 불안해했다"고 설명했다.

황 선수가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며 유포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자 피해자 측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에 나선 셈이다.

◇강화된 성폭력처벌법…촬영대상자 의사가 중요

이처럼 황 선수가 합의된 영상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촬영 동의 여부에 따라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관련 처벌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적용된다. 특히 ‘n번방 사건‘ 이후 지난 2020년 5월 법이 개정되면서 법정형은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벌금형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이 때문에 향후 수사 과정에서 쟁점은 최초 게시글 작성자의 협박 혐의와 별개로 피해자가 영상 촬영에 동의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와 황 선수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객관적 증거 여부가 나올지 여부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 선수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이 변호사는 "촬영에 동의할 만한 상황과 입장이 아니었음을 소명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갖고 있다"며 "반드시 (황 선수가) 처벌될 거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조 영상‘ 파문에서 피의자 신분 전환까지

이번 사건은 이른바 ‘황의조 영상‘이 온라인에서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6월25일 황 선수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A씨가 황씨의 사생활을 폭로한다며 불법촬영물로 추정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게 발단이 됐다.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해당 영상은 가파른 속도로 퍼졌고, 단순 영상 유통 차원을 넘어 ‘영리‘를 목적으로 한 판매 글까지 등장했다.

당시 황 선수 매니지먼트사인 UJ 스포츠는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해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뜬소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황 선수 측은 같은 달 2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그리스에서 휴대폰을 분실한 뒤 이후 영어로 수차례 협박에 시달렸다는 게 황 선수 측 주장이다.

이후 해당 사건을 이관받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스타그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등 최초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작성자인 여성 A씨는 지난 16일 구속됐다. 경찰은 A씨가 황 선수 협박범과 동일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잃어버린 황 선수의 휴대폰이 A씨에게 어떻게 흘러가게 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앞으로 경찰이 수사를 통해 이 부분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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