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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쌀쌀한 날씨…월드컵 분위기에 예민한 벨 감독 '호통'
출처:연합뉴스|202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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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얘들아 집중!"

우리나라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 감독은 웃고 떠들며 워밍업 중인 선수들을 향해 굳은 표정으로 다가갔다.

그라운드 전체의 ⅛가량 면적만 써서 사방으로 짧은 패스를 이어가면서 몸을 풀던 선수들의 움직임도 다그치는 듯한 벨 감독의 ‘한국말‘에 한층 빨라졌다.

항상 재빠른 판단을 하고 패스하라는 취지에서 한국말로 ‘머리‘라고 크게 외치며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짚은 벨 감독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H조 첫 경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른 팀들끼리 경기 소식이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월드컵 분위기‘에 절로 예민해진 것이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열리는 호주에서 지난 10일부터 맹훈련 중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 베이스캠프를 꾸린 대표팀은 1차전 상대 콜롬비아전 승리를 목표로 22일에도 훈련에 매진했다.



공식적으로 훈련은 현지시간으로 정오께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최종 명단에 오른 23명과 ‘예비 멤버‘ 이은영(고려대)·고유나(화천 KSPO)까지 25명의 선수 모두가 15분 일찍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북반구와 달리 겨울이 찾아오는 캠벨타운은 이날 10℃ 안팎으로, 한국의 늦가을 날씨와 비슷했다. 종종 쌀쌀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의 구슬땀을 식혔다.

벨 감독이 주창한 ‘고강도‘ 훈련 프로그램을 무사히 끝내서인지, 선수들의 표정은 겨울을 앞두고 높아진 하늘만큼이나 맑았다.

체격 면에서 세계 강호들에 밀리는 한국 선수들이 경쟁력을 갖출 방법은 ‘체력‘뿐이라는 지론에서 벨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 강도를 높여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지난 14일까지 하루에도 두 차례씩 체력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이지만, 최근에는 고강도 훈련을 삼가고 본격적인 대회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인터벌 트레이닝 등 체력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프로그램의 비중이 준 대신 조직력을 점검하고,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훈련의 핵심 주제도 ‘수비 강화‘였다.

측면 공격수들이 빠르고, 역습에 능한 콜롬비아에 맞서 전반적 수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지난 8일 ‘가상 콜롬비아‘ 아이티와 평가전에서도 상대 침투 패스 한 번에 왼 측면이 허물어지며 선제골을 허용했던 만큼 콜롬비아의 상대로 측면 수비 보강이 필수다.

그런데 벨 감독은 이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세부 전술이 상대팀에 알려질 가능성을 되도록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2015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는 벨호로서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는 게 ‘16강행 로드맵‘의 핵심인 터라 최대한 조심스럽게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벨 감독은 본격적 전술 점검에 나서기 전까지 초반 20분만 훈련을 공개했다.

이 20분간 공을 가진 선수에 대한 압박이 특히 강조됐다.

수비진이 맷 로스 코치, 공격진은 벨 감독의 지도를 받았는데, 32개 출전국 선수들 가운데 최연소인 ‘16세‘ 케이시 유진 페어(PDA)도 벨 감독의 호통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호주로 떠나기 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는 패스를 주고받다가도 구석에 서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언니들‘을 지켜보곤 했던 페어는 이날 ‘언니들‘과 한층 친근해진 모습을 보였다.



페어에게 공격 방향을 전환하는 패스를 원한 선수들은 서슴없이 "케이시! 반대, 반대!"라고 외쳤고, 페어가 적극적인 몸싸움 끝에 공을 탈취하자 "야 케이시!"라며 농담조로 쏘아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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