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20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FC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6000만 유로(약 842억원)의 이적료를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에게는 4년 계약과 함께 매년 3000만 유로(약 420억원) 연봉의 파격적인 제안을 할 예정이다. 토트넘에서의 연봉이 1000만 파운드(약 165억원) 수준인데 약 3배를 초과하는 조건이다.

알이티하드는 2022-23시즌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활약한 알나스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최근에는 ‘발롱도르’ 주인공 카림 벤제마(전 레알 마드리드)를 영입했고, 정상급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첼시)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토트넘이나 손흥민 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협상이 진행된 것도 아니다. 2021년 토트넘과 계약한 손흥민은 계약 만료(2025년 6월)까지 아직 2년이 남았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8위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뒤 최근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영입해 사실상 새판짜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해리 케인과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을 떠올리면 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손흥민도 아직까지 유럽 무대에서 자랑할 만한 우승컵이 없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유럽을 떠나 사우디로 이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축구 관계자들의 평가다.

사우디는 유럽 리그의 프로 구단 인수를 넘어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최정상급 스타들을 자국 리그로 끌어들이고 있다. 호날두-벤제마에 앞서 알힐랄이 리오넬 메시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과거에도 레전드급 스타 플레이어 영입을 시도한 바 있다. 그때는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롱도르’ 수상자나 전성기를 구가하는 스타들에 이어 직전 시즌 EPL 득점왕에 등극한 선수도 영입하거나 영입을 계획 중이다.

지난 2010년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특급 스타들을 리그로 불러들였던 ‘축구 굴기’를 연상시킨다. 이는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프로젝트’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네옴 시티’가 담긴 프로젝트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담은 비전 2030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벗어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데 이 가운데 문화-스포츠 영역도 자리하고 있다. 오일 머니가 차고 넘치는 사우디의 지금과 같은 파격 제안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