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희 ‘미친 공격력’에, 신유빈 “야~ 와~ 오~”… 만리장성 허문 女탁구
- 출처:국민일보|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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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하는 걸 보고 ‘야~ 와~ 오~’ 했어요.”(웃음)
만리장성을 넘고 36년 만에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에 오른 신유빈이 파트너 전지희의 공격력에 감탄을 표현했다.
한국 탁구 여자대표팀 전지희-신유빈(세계랭킹 12위) 조는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4강에서 세계랭킹 1위 쑨잉사-왕만유(중국) 조를 3대 0(11-7 11-9 11-6)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 여자복식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은 1987년 양영자-현정화가 인도 뉴델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래로 36년 만의 쾌거다.
전지희-신유빈의 환상 호흡과 더불어 전지희의 ‘미친 공격력’이 세계 최강의 만리장성을 완전히 허물어버렸다. 첫 게임을 11-7로 가져오며 기분 좋게 출발한 전지희-신유빈은 2게임 시작과 함께 5점을 내리 실점하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상대의 범실이 이어지고 전지희의 두 차례 멋진 공격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중국이 앞서가면 한국이 추격하며 7-8까지 갔고, 왕만유의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며 마침내 8-8 동점이 됐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경기 도중 계속 대화를 나누며 합을 맞춰갔다.
한 점씩 주고받은 9-9 상황, 전지희가 2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게임도 가져왔다. 전지희의 드라이브가 상대 테이블 구석으로 꽂히며 10-9로 역전했고, 긴 랠리 끝에 또 한 번 공격을 성공시키며 게임을 가져왔다. 관중석에 있던 현지 한인들은 환호하며 “대한민국” “3대 0”을 외쳤다.
마지막 게임에서도 전지희의 빠르고 강하게 휘는 공격으로 중국의 수비를 무력화 시켰다. 5-6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전지희의 공격이 상대 테이블 모서리쪽에 절묘하게 꽂히면서 6-6 동점이 됐고, 상대의 공이 또 네트에 걸리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국과 중국, 양쪽 2명의 공격수들이 좌우를 오가며 몸을 날리는 등 긴 랠리를 이어가던 중 전지희의 드라이브가 연달아 꽂히면서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전지희는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표현했고 파트너 신유빈도 환호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1-6으로 경기를 끝냈다.
전지희는 “아직도 믿을 수 없는,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꿈 같다”며 “결승 한번 올라가는 게 제 꿈이었는데 파트너에게 너무 고맙고 오늘 경기 봐주신 모두 도와준 분들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언니랑 준비했던 것들을 성공적으로 잘 치렀다”며 “좋은 결과까지 따라와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전지희의 파상공세에 대해 파트너 신유빈은 “저는 언니 하는 거 보고 ‘야~ 와~ 오~’ 하면서 (봤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솔직히 저도 들어간 게 신기하고 당황했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그렇게 잘 들어간 것 같다”고 웃었다.
전지희가 결정타를 날릴 수 있기 위해선 파트너 신유빈의 수비력, 두 선수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전지희는 “서로 말은 안 하더라도 마음속으로는 (통하는 게) 있으니까, 한 포인트 한 포인트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지희-신유빈은 결승전에서 또 한 번 중국과 맞붙는다. 상대는 왕이디-첸멍 조(세계랭킹 7위)다. 중국이 강한 상대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미 세계랭킹 1위 조를 꺾은 만큼 해볼 만하다.
신유빈은 “다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중국 선수들은 실력이 좋으니까 이번 경기했던 것처럼 착실하게 준비해서 좋은 내용을 만들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일단 옆에 유빈이가 있었기 때문에 겁 없이 파트너 믿고 즐겁게 경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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