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연어’ 하나원큐 김정은 “아직은 제가 농구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
- 출처:점프볼|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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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35, 179cm)은 WKBL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19시즌 간 그녀의 농구인생은 우여곡절로 가득했다. 해체, 인수, 기록 무효, 부상, 뜻하지 않은 분위기 속 이적, 우승, 친정팀 복귀까지. 김정은의 인생 그래프가 있다면 요동치는 깊은 물결 모양새일 거다. 그럼에도 18년을 꿋꿋하게 버텨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이 됐다. 모두가 말렸지만, 친정팀 복귀라는 모험을 선택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5월 12일에 진행됐습니다.)
베테랑이 친정팀으로 컴백한 이유
김정은은 200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신세계 쿨캣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정은이 있던 신세계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꼴찌가 꼬리표처럼 붙은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1~2012시즌을 끝으로 해체됐다. 선수단은 한순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하나외환이 인수를 선언했고, 뛰어난 서포트와 관심에 꽃길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꼴찌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고, 2015~2016시즌 겨우 따낸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잃어버렸다. 혼혈 선수라고 속인 첼시 리 사태로 전 경기가 몰수패 처리됐다.
이후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정은은 이적 첫 시즌에 통합우승을 손에 넣었다. 2번의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고, 5시즌 만인 2022~2023시즌 또 한 번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선수 생명을 보장받는 상황에 김정은은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여전히 꼴찌팀인 친정, 하나원큐로 컴백했다.
“긴가민가하다.” 김정은이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뱉은 한마디였다. 사진 촬영을 위해 하나원큐에 김정은의 유니폼을 준비해달라 부탁했다. 인터뷰 당일 김정은은 자신의 등번호 13번이 박힌 하나원큐 유니폼을 마주했다.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한 가지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이 담긴 듯 보였다. ‘긴가민가’, ‘싱숭생숭’만이 그나마 심정을 대변했다.
이적한 뒤 마음은 어땠나?
아직도 긴가민가하다. 첫날 왔을 때는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누워 있는데 내가 진짜 돌아온 게 맞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재활을 중심으로 훈련하고 있다. 워낙 안 좋은 데가 많은데 감독님이 전혀 부담 안 주시고 알아서 몸 만들라고 배려해주신다. 후배들이랑 따로 운동하고 있어서 엄청 붙어있고 그런 상황은 아니다. 공 가지고 훈련할 때 선수들이랑 많이 붙어있게 되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서 아직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밥 먹을 때나 재활조 선수들과 이런저런 얘기하는 정도다.
신지현이 복귀를 굉장히 기뻐했는데, 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오히려 내가 (신)지현이 방을 더 많이 간다. 많이 의젓해졌다. 돌아올 때 신지(신지현 별명)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내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고 말했다(웃음). 언니가 나이도 있고, 예전에 알던 젊은 김정은이 아니라 했더니 자기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다 도와주겠다고 하더라. 오히려 내가 신지에게 더 의지하는 것 같다. 밥 먹을 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성장한 게 느껴진다. 하나외환~KEB하나 시절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신지에게 이제야 그때 언니 심정을 알겠냐고 농담으로 얘기하긴 했는데, 말하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40분 동안 쌩쌩하게 뛰어다니지 못하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 내가 왔다고 얼마나 많은 승리를 하겠냐만 나의 존재가 플러스 되는 부분은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
컴백의 목표는 무엇인가?
많이 이겨서 후배들에게 이기는 맛을 알려주고 싶다. (양)인영이나 (김)애나, 고참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인영이도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마음도 아팠다. 더도 말고 딱 몸이 3년 전으로만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라. 어떻게든 힘닿는 데까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이적을 결심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쩌다 결정하게 됐나?
사실 선수 생활 끝자락에 FA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친정팀이 다시 불러주고, 감사하게도 다른 팀에서도 제의를 받았다. 우리은행도 남아주길 바랐다. 선수로서의 가치보다 외적인 부분을 높게 평가해주신 팀이 많았다. 스스로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 평가들 덕에 내가 잘 버텨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적을 고민할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근데 딱 하나. 친정팀에서 내가 이루지 못해 남은 미안함이 떠올랐다. 우리은행에 남았다면 걱정이 없었다. 안정적으로 몸 관리할 수 있고, 성적도 좋았을 거다. 이 나이에 이적한다는 건 리스크가 큰 모험이었다. 주변도, 가족도 많이 말렸다. 가족들은 “멋지게 우승도 했으니 지금 은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왜 사서 고생을 하려고 하냐”고 했다. 근데 은퇴하기에는…. 내가 아직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다. 성공이 될지, 실패가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지만 친정팀에 돌아와서 내가 갖고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고 후배들 성장에 도움 주고 싶었다.
꽃길보다 가시밭길에 가까웠던 농구인생
스스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설명할 정도로 김정은의 농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농촌 길가나 들판에서 피는 마트리카리아라는 꽃과 닮았다. 꽃말이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다. 지나간 고난과 더불어 앞으로의 역경도 김정은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또 한번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친정팀 하나원큐에 돌아오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
신세계 때는 꼴찌가 굳어진 느낌은 아니었다. 해체됐을 당시 인수하려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 내가 27살이었다. 나나 어느 정도 영향력 있는 선수들은 어떻게 돼도 어디든 가겠지만, 그 밑에 선수들은 뭐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며 울더라. 그때 김지윤 언니, 허윤자 코치님이랑 셋이 의지를 많이 하고 잘 맞았었다. 셋이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잘 있어야 누군가 인수를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나눴다. 그 멤버 그대로 있다면 언젠가 누군가는 인수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운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KEB하나가 됐을 때 너무 기뻤다.
KEB하나 시절도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KEB하나가 되니 경기만 열리면 회장님부터 해서 높은 분들이 응원하러 오셨다. 김정태 전 회장님은 지든 이기든 회식을 시켜주셨고, 매번 “이기기만 해라 우리는 가진 거 돈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언니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나 위주로 리빌딩을 하면서 꼴찌를 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정의감과 사명감이 강했는지 모르겠다. 인수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어렵게 창단했으니 내 손으로 우승을 이끌겠다는 마음이 컸다. 근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매일 지니 스스로 힘들었다. 어린 나이였는데 잠에 들지도 못했고, 체육관에 나가는 게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계속 무리하게 됐고, 부상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후 코칭스태프가 바뀌었다. 당시에 수술이 정말 잘 됐고, 다시 하라면 못할 정도로 독하게 재활했다. 그러나 내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밑에 애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으셨던 것 같다. 그때는 서운했지만, 팀을 끌고 가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려 했다. 내 발로 나간 건 맞지만, 나를 잡으려는 의지도 커 보이지 않았다. 이적 직후는 하나원큐가 밉기도 해서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그 감정들도 옅어지고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 되더라. 하나원큐에 남은 선수들도 하나둘 나가면서 더 무너지는 모습을 봤다. 그걸 보면서 2021~2022시즌부터 하나원큐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우리은행 선수들도 알 거다. 중계를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묘한 감정이었다.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했던 우리은행은 어땠나?
정말 편했다. (김)단비가 합류하면서 멤버가 갖춰졌고, 정말 재밌고 신나게 농구했다. 부담도 없고 이 선수들이랑 2~3년 편하게 농구하고 은퇴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막 들었다. 근데 그런 걸 버리고 이적했다는 것은 나의 농구인생을 다 걸고 온 거나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나?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발목 수술한 뒤 내 기량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고, 속상했다. 단비가 왔으니 재밌게 경기하고 은퇴하자 싶었다. 내가 뛰지 않아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 내가 뛰나 안 뛰나 이기는 건 똑같으니 후배들이 조금 더 뛰어서 경험치를 쌓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양)희종이 오빠도 비슷한 얘기를 했는데 엄청 공감이 되더라. BNK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꼭 경기를 보러 오라고 했다. 사실 우리은행이 좀처럼 지는 팀이 아닌데 남편이 오면 이상하게 졌다. 그래서 남편은 현장에 잘 오지 못했다. 근데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 들어 남편을 초대했다. 그 생각 덕인지 경기력도 좋았다.
정규리그 초반과 플레이오프 경기력 차이가 컸는데?
사실 정규리그 초반은 내 프로인생 중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의사가 놀랄 정도로 어깨가 안 좋았다. 마지막 시즌 편하게 하고 마무리하려 했는데 어깨가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재활하면서 다시 슛도 쏘고 했지만, 통증 때문에 영점이 쉽게 잡히질 않더라. 근데 이걸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정말 힘들었다. 자신 없어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시즌 중반부터 영점이 잡히면서 큰 그림을 그렸다.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이 있으니 거기에 능력치를 끌어쓰자고. 그래서 시리즈 내내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은퇴를 내려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이 참 웃기다. 우승했고,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망각의 힘이 대단하더라. 우리은행에 있으면서도 부상 때문에 ‘올 시즌 끝으로 은퇴다. 도저히 못 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재활은 정말 힘들다. 본 운동 하는 게 훨씬 낫다. 그렇게 재활을 10년 했다. 근데 우승하니 힘들었던 걸 다 잊게 됐다. ‘아직도 이렇게 재밌는데…’ 싶었다. 그래서 은퇴를 바로 선언하지 못했다.
우리은행 선수들과 이별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시즌 마지막에 인스타그램을 만들기를 잘한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쓰는데 펑펑 울었다. 후배들이 충분히 서운해할 법도 한데 ‘언니의 선택을 존중한다. 멋있다. 헤어지는 건 슬프지만, 응원한다’는 반응뿐이었다. 나에게는 후배 그 이상의 아이들이었다.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소셜미디어는 진짜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웃음). 요즘은 기사에 댓글을 달지 못하니 팬들이 DM을 보낸다고 하더라. 상처받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으니 애들에게 안 하면 속 편한데 왜 하냐는 말을 했었다. 근데 후배들이 자주 놀렸고, 시대에 너무 뒤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만들었다. 막상 해보니 순기능이 많더라. 내가 사진을 막 올리니까 후배들이 ‘언니, 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라면서요’ 이러면서 댓글을 달더라. 이적 후 울면서 게시글을 쓸 때,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계속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에 있을 때는 후배들이 열정적으로 가르쳐주다가 귀찮아하더라. (나)윤정이가 그랬다(웃음). 윤정이가 동영상으로 할 수 있는 법을 보내줬는데, 아직 마스터는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세리머니가 귀여워서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준비하게 됐나?
정규리그 끝나고 물이랑 포카리스웨트를 감독님께 막 뿌렸다. 나는 통합우승까지 할 확신이 있었다. 우승은 어차피 우리가 하니까 재밌는 세리머니를 준비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세리머니가 완성됐다. 3차전을 앞두고 준비물을 사는데 다들 신났다. 칼 모양 장난감을 들고 단체카톡방에 사진 찍어 올리곤 했다. 근데 너무 설레서 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애들에게 우리 세리머니 하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얘기했다. 다행히 우승했고, 멋진 세리머니를 남겼다.
“고참은 팀의 거울이다”
지난 1월 호에서 만난 신지현은 이런 말을 했다. “어렸을 때 좋은 선배들이 잘 챙겨주고 한마디 해준 게 힘이 돼서 지금 내가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동생들에게 그렇게 해줘야 하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웃음). 사람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도움되는 사람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것 같다.” 신지현에게 좋은 사람, 좋은 선배 중 한 명은 김정은이다. 김정은이 고참의 중요성을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부담감이 매우 클 것 같다. 어떤가?
기대보다 걱정이 많다. 누워서 이렇게 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혼자 계속 곱씹는다. 차라리 운동하는 시간이 나을 정도다. 선택한 나의 몫이지만, 기회보다는 위기가 더 많을 거다. 이 선택에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선수 생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가 어떻게 됐든 후회가 없을 것 같아 하루하루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도완 감독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김도완 감독님이 4월 1일 00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하셨다. 밖에서 봤을 때 감독님은 사람 좋고, 젠틀해 보이고, 멋있는 사람이었다. 근데 하나원큐 감독 1년 하시더니 얼굴도 상해 보이고, 흰 머리가 나더라. 보면서 감독 자리가 저리 힘든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좋은 성적을 내보자고 하셨으면 조금 더 고민했을 것 같다. 근데 감독님은 당장 성적도 중요하지만, 하나원큐 미래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계신 게 느껴졌다. 그 진심이 와 닿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그리는 새 시즌은 어떤 모습인가?
일단 스스로 욕심은 내려놓고, 부상 당하지 않게 몸을 관리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있다. 젊고 가능성 많은 선수들이 있고, 신지현과 양인영이 있다는 것이 희망찬 부분이다. 팀에 애정과 책임감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 팀은 좋은 방향으로 간다. 신지와 (양)인영이에게 코트의 중심은 너희가 잡아야 한다. 나에게 너무 많이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3명이서 팀을 잘 이끌고 잘 따라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신지가 ‘옛날에 언니가 코트에서 소리 지르던 모습을 내가 어느 순간 똑같이 하고 있더라’라고 말하더라.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려운데, 신지는 조금씩 알더라. 고참은 팀의 거울이나 다음 없다. 모든 것을 배우고 따라 하게 된다. 나 또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좋은 부분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어린 선수들이 좋은 고참을 보면서 성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하나원큐는 우리은행보다 연령대가 낮다. MZ세대 사이에 낀 소감은 어떤가?
세대 차이가 느껴지니 사실 친해진다는 것은 욕심인 것 같다. 어떻게 안 불편할 수 있겠나.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조언해줄 수 있는 언니가 되고자 한다. 처음에는 친해지려고 신조어도 써봤다. 근데 지인들이 젊어 보이려고 발악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포기했다.
하나원큐 팬들에게 ‘다시 돌아온 연어상’을 받았다.
하나원큐를 응원하는 단체카톡방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거기에서 보내주셨다. 나이가 들었고, 제 발로 팀을 나갔던 선수고, 쌩쌩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도 아닌데 응원을 해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 ‘돌아온 연어상’이라는 말에 굉장히 뭉클했다.
선수생활 남은 목표는 무엇인가?
선수로서 시간이 딱 2년 정도 남은 것 같다. 2년 동안 내 몸이 버텨줬으면 좋겠다. 내 선택을 지지해준 사람들을 믿고, 위안 삼아 앞으로 나아갈 거다. 나는 가치 있는 선택을 했다. 고맙게도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응원해주고 있기에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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