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현은 좋은 활약 속에도 자만하지 않고, 더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대구FC는 20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대구는 6위(승점20)를 유지했지만 5위 대전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은 대구였다. 대구는 시즌 개막 후 7경기 1승 3무 3패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대전과의 첫 맞대결 1-0 승리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 경기 전까지 6경기 3승 2무 1패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라운드 광주FC를 잡아낸 대구는 시즌 첫 연승에 도전했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터뜨린 대구는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대전을 제압했고, 2연승을 달렸다.

그 중심에는 고재현이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 황재원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대전 수비진을 통과하며 고재현에게 연결됐다. 고재현은 수비를 앞에 두고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고재현의 리그 5호골은 결승골이 됐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고재현은 "정말 힘든 경기였는데 이렇게 승점 3점을 얻어갈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또 오늘 원정인데도 팬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다. 팬분들을 보고 ‘오늘 정말 미친듯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승리로 보답해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하 고재현 믹스트존 인터뷰 전문]

- 승리 소감

고재현 : 정말 힘든 경기였는데 이렇게 승점 3점을 얻어갈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또 오늘 원정인데도 팬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다. 팬분들을 보고 ‘오늘 정말 미친듯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승리로 보답해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다.

- 득점 상황

고재현 원래 내가 위치가 오른쪽이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세징야나 (김)영준이랑 자유롭게 스위칭 플레이를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왼쪽에 있었다. (황)재원이가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흘러서 나한테 왔다. 그냥 그 순간만큼은 본능적으로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 황재원 선수와의 호흡

고재현 : 항상 재원이한테 언제 어시스트를 해줄 거냐고 물었다. 골 넣고 같이 세리머니하자고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오늘 드디어 골을 합작했는데, 끝나고 재원이가 와서 어시스트해줬으니 고기 사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맛있는 고기 사주기로 했다(웃음).

- 하프타임 팀 대화

고재현 : 전반전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왔는데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다들 말이 없고, 좀 축 처진 분위기였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강하게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이건 우리가 원하는 축구가 아니다. 더 잘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하면 결국 진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저도 감독님께서 강한 어조로 말씀해주시길 바랐다. 저도 그렇고, 선수들이 모두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의 팀 대화 때문에 선수들이 다시 멘털을 잡고 후반전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감독님께서 자만할 수 있음에도 잘 컨트롤하는 부분을 높게 평가했는데?

고재현 : 당연히 감독님께서는 걱정하실 수 있다. 하지만 난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 작년에도 13골을 넣었지만 자만하지 않고 운동에 임하는 자세나 마인드는 달라지지 않았다.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해서 거만해지지 않는다. 선수 생활하면서 그렇게 무너진 케이스를 직접 봤다. 난 그럴 일이 없다. 감독님께서 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웃음)

- 원정 팬들에 대한 감사

고재현 : 어떤 말씀으로도 표현이 안 될 만큼 정말 감사드린다. 오늘 진짜 많은 팬분들께서 와주셨다. 시간을 내서, 돈을 내고 경기를 보러 오신다. 그래서 항상 다짐하는 게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도 저 분들을 위해 한 발짝 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가 연승을 하고, 경기장에서 한 발 더 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팬분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