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도 김수현 "연인 피재윤과 함께 출전하는 항저우AG…후회없이"
- 출처:연합뉴스|20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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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이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합니다."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이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뿜으며 ‘연인‘ 피재윤(22)을 소개했다.
피재윤은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김수현도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여자 76㎏급에서 우승하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13일 진주체육관에서 만난 김수현은 "주위 사람은 다 알고 있긴 했지만, (10일) 경기가 끝나고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저 뒤에 남자친구가 앉아 있더라. 더 많은 분이 알게 됐다"고 웃으며 "재윤이를 만난 뒤에 운동이 더 잘된다. 재윤이가 응원하러 오는 날에는 결과가 좋았다"라고 밝혔다.
밝은 성격 덕에 ‘체육계 마당발‘로 통하는 김수현은 가라테 국가대표 박희준의 소개로 피재윤을 만났다.
김수현은 "희준이 오빠가 2년 전에 ‘남자들 다 비슷한데 재윤이는 조금 낫다. 한 번 만나보라‘고 소개해줬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연인이 됐다"고 ‘역도·가라테 커플‘의 시작을 떠올렸다.
그의 말처럼 피재윤이 관중석에 있을 때 김수현은 더 힘을 냈다.
교제를 시작한 뒤 처음 치른 2022년 10월 전국체전에서 김수현은 인상 109㎏, 용상 143㎏, 합계 252㎏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김수현이 전국체전에서 3관왕에 오른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용상에서는 자신이 보유했던 한국 기록을 1㎏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2 세계역도선수권에는 피재윤이 ‘직관‘할 수 없었다.
대신 피재윤은 김수현에게 ‘태극기 머리핀‘을 선물했다.
이 머리핀을 달고 플랫폼에 선 김수현은 인상 108㎏, 용상 137㎏, 합계 245㎏을 들어 합계 3위에 올랐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주요 대회 불운에 시달렸던 김수현이 따낸 첫 메이저 대회 합계 메달이다.
김수현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덕에 대한역도연맹이 선정한 2022년 여자부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피재윤은 훈련 중에 잠시 시간을 내 아시아선수권이 열린 진주를 찾았고, 연인 김수현이 인상 109㎏, 용상 134㎏, 합계 243㎏으로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에서 합계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김수현, 단 한 명뿐이다.
그동안 아시아선수권에서 합계 기준 은메달 2개(2017, 2020년), 동메달 1개(2019년)만 땄던 김수현은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당당히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김수현은 "생각만큼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서 당황했다. 기록에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애국가를 울려 다행이다. 남자친구의 응원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가대표 커플‘의 장점을 나열했다.
김수현은 "종목은 다르지만, 훈련법을 공유하고 고민도 나눈다. 선수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우린 서로 이해한다"며 "역도와 가라테 모두 비인기 종목이다. 나를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김수현은 아시안게임의 악몽도 피재윤과 함께 극복할 생각이다.
김수현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4위에 그쳤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용상 140㎏를 들면 동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판정으로 ‘노 리프트‘(실패) 판정을 받는 불운까지 이어지자, 김수현은 "종합대회 메달은 내게 허락되지 않는 건가"라며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수현은 ‘긴장‘과 ‘이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김수현은 "그동안 국제대회를 앞두고 너무 오래 긴장한 상태로 훈련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치르면서 조금 더 자유롭게 준비하고 경기해도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과거에 여러 실패를 겪고, 최근에는 국제대회 시상대에 서면서 느낀 게 많다. 자만하지 않되 나를 몰아세우지도 않을 것이다. 웃으면서 경기를 치를 때, 나는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피재윤과 동반 출전하게 되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가까운 곳에서 남자친구의 응원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세 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는 김수현도 처음 종합대회를 치르는 피재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수현은 "(연인이)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건, 엄청난 행운 아닌가"라며 "둘 다 후회 없이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 서로 도우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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