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가 ‘대팍‘ 개장 이래 최다 관중 앞에서 기다리던 첫 승을 맛봤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은 대구 선수들은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거함‘ 전북현대를 침몰시켰다.

대구는 19일 오후 2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 전북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김진혁과 세징야의 골을 묶어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엔 1만2천253명의 관중들이 몰려들면서 DGB대구은행파크는 개장 이래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첫 승이 간절한 시점에서 전통의 강호인 전북을 만난 대구. 선발 명단은 평소와 달랐다. 최근 좋은 폼을 보여줬던 에드가와 ‘에이스‘ 세징야가 후보로 빠졌다. 체력‧부상 관리와 함께 적재적소의 교체 투입으로 변화를 노리겠다는 최원권 대구 감독의 노림수였다.

이에 맞서는 전북은 조규성과 송민규, 백승호 등을 선발로 꺼내며 전력으로 나섰다. 후방에는 지난 시즌까지 대구에서 뛴 중앙 수비수 정태욱이 투입됐다.

대구는 잘 준비된 모습으로 전북을 공략해나갔다.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전북의 롱패스를 번번이 끊어냈고, 이후 빠르고 간결한 역습을 전개했다.

3분 크로스를 받은 바셀루스가 김문환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헤더 슛을 날렸지만, 정민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몰아치던 대구가 기어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어제의 동료‘ 정태욱의 파울이 시발점이 됐다.

정태욱은 9분 전북 왼쪽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바셀루스에 파울을 범했다. 키커로 나선 케이타가 날카로운 궤적의 왼발 크로스를 올렸지만,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다. 그러나 대구 수비수 김진혁이 혼전을 틈타 넘어지며 슈팅을 날렸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잡은 뒤, 대구는 제대로 불이 붙었다. 끈끈한 수비조직력과 적재적소의 태클로 상대 공격진을 잠재웠다. 역습 때는 바셀루스의 활약이 특히 빛났다. 바셀루스는 특유의 빠른 발과 왕성한 활동량을 내세워 전북을 흔들어댔다.

42분 바셀루스가 밀집수비를 벗겨내고 문전 앞까지 침투한 고재현에 공을 전달했다. 이어진 고재현의 슈팅이 수비진에 맞고 나갔지만,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전북은 후반전부터 대구의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51분엔 대구 진영 깊숙이 들어온 측면 수비수 김문환이 골문으로 쇄도하던 문선민에게 공을 찔렀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으나, 이어진 문선민의 슈팅이 수비벽에 맞고 오승훈 골키퍼의 손에 잡혔다.

이어진 역습 상황, 대구도 곧바로 응수했다. 공을 잡은 바셀루스가 드리블로 전북 수비진을 흔든 뒤 왼발 슈팅까지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대구는 승리에 쐐기를 박기 위해 59분 세징야와 김강산을 함께 투입했다. 정태욱의 대체자로 주목을 받았던 김강산은 이날 교체 투입으로 K리그에 데뷔했다.

세징야 투입 효과는 확실했다. 세징야는 정교한 패스를 줄기차게 뿌려대며 대구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76분엔 오른쪽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날카로운 직접 프리킥을 보여주면서 전북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 경기는 다소 과열된 분위기가 됐다. 83분 세징야와 전북 하파 실바가 격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양 팀 선수들이 크게 충돌했고, 주심의 제지가 있고 나서야 잦아들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들어 전북은 모든 전수들을 공격에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대구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역습 기회를 잡은 대구는 장성원의 패스 이후 세징야의 깔끔한 마무리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