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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투손] 벽에 부딪힌 손아섭은 '귀'를 열었다
출처:일간스포츠|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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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다 안타 1위 NC 손아섭
지난 시즌엔 타율 0.277로 고전
장점 사라지고 스윙 궤적도 변해
겨우내 미국에서 강정호와 훈련
"지금이라도 방향성을 찾았다는 게 의미

 

최형우(KIA 타이거즈·2193개)도 김현수(LG 트윈스·2093개)도 아니다. KBO리그 현역 최다안타 1위는 손아섭(NC 다이노스·2229개)이다. 손아섭은 통산 타율도 0.321로 높다. 그런 그에게도 고비가 있었다. 바로 지난 시즌이 끝난 뒤였다.

손아섭의 2022시즌 타율은 0.277(548타수 152안타)다. KBO리그 역대 8번째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했지만,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주전으로 도약한 2010년 이후 타율이 가장 낮았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손아섭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뭔가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9개로 나눴을 때 이전에는 어떤 존에 (공이) 오더라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다른 선수보다 커버할 수 있는 존이 더 많은 타자였다고 생각한다. 그게 장점이었다"며 "작년에는 투수가 실투를 던지지 않는 이상 어려운 코스의 공은 대처가 안 되더라. 분석해보니까 스윙 궤적이 안 좋게 변해 공을 칠 수 있는 면(콘텍트 존)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에버리지(타율)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손아섭은 겨우내 ‘과거의 손아섭‘을 찾으려고 애썼다. 조력자는 강정호(은퇴)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였던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꽤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음주운전 문제로 일찍 은퇴했고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타격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손아섭은 "롯데 시절 형제처럼 지낸 (외야수) 허일이 강정호와 함께 있다. 일이가 미국에 갔을 때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타격) 문제점을 얘기하더라. 돌이켜보면 좋은 이야기였는데 그때는 귀에 안 들어왔다. 시즌 끝나고 얘기하자고 했는데 (어느 순간) ‘이대로 가면 조용히 없어지는 선수가 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런 위기감이 내 귀를 열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영상 분석을 하며 스윙을 수정했다. 목표는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2013~2014년 모습을 회복하는 거다. 손아섭은 두 시즌 모두 170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2014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0.362)을 찍었다. 그는 "결국 (가장 베스트는) 그때 스윙이더라. 그 당시에는 (그게 가장 좋다는 걸) 몰랐다"며 "지금은 스윙 준비자세가 비슷하더라도 스윙이 나오는 궤적이 많이 바뀌었다. 타격 폼만 보면 구분이 안 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체크했는데 좋았던 스윙 궤적이 사라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 안 좋은 버릇이 생겨 내가 생각한 스윙과 다르게 됐다. 영상을 보니까 말도 안 되게 치고 있었다"며 부끄러워했다.

손아섭은 1월 5일부터 29일까지 LA에서 훈련했다. 지금은 2월 1일 시작한 구단 스프링캠프에선 수정한 폼을 몸에 익히면서 담금질 중이다. 그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산으로 갔다가 돌고 돌아 이제 집으로 찾아왔다. 10년 전과 100% 똑같을 순 없어도 가야 될 방향을 찾았다는 게 다행"이라며 "결국 좋은 스윙을 하면 에버리지도 올라간다. 홈런 스윙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정확도가 올라가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손아섭의 타순을 2번으로 고려하면서도, 장타력이 향상한다는 전제하에 중심 타선 배치도 고민하고 있다. 손아섭은 "결과는 모르겠다. 작년처럼 머리가 하얗고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을 잃은 느낌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방향성을 찾았다는 게 의미 있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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