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대하지 마" 국가대표 母의 당부…100억 외야수 후계자, 더 강해진 4년
- 출처:스포티비뉴스|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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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항상 자신한테 관대하지 말라고 하세요. 그러면 성공할 수 없다고."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대한(23)은 늘 어머니의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훈련장으로 나선다. 어머니는 과거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던 심은정 씨다. 심 씨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길영아와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따고,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한 인물이다. 운동선수가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들에게 늘 ‘자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김대한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9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고교 시절 마운드에서는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고, 타석에서는 청소년대표팀 4번타자를 맡을 정도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초고교급 유망주였으니 기대감이 높은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 바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대한은 2019년 데뷔 시즌에 19경기에서 15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19살 어린 선수에게 ‘당연히 잘하겠지‘라는 시선은 상상 이상으로 큰 부담이었다. 결국 김대한은 2020년 시즌 도중 두산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송승환(23)과 현역으로 동반 입대하면서 뒷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제대하고 돌아온 김대한은 몸도 마음도 성숙해져 있었다. 지난 시즌 1군 51경기에서 타율 0.240(96타수 23안타), OPS 0.763, 4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의 아픔을 조금은 씻었다. 조성환 수비코치는 "(김)대한이가 너무 큰 기대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표정이 밝아졌다"며 제자의 변화를 반겼다.
1차지명 거포 유망주의 진가를 판단하려면 올해가 더 중요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 때부터 꾸준히 김대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토 고지 타격코치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가 좋은 타자 가운데 하나로 김대한을 꼽기도 했다.
김대한은 요즘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배트를 돌리는 날이 잦다. 그는 "조금 하다가 꽂히면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다. 엄마가 항상 자신한테 관대하지 말라고, 그러면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셔서 내게 관대하지 않으려 한다. 비시즌 때도 잠실에서 운동할 때 실내훈련장에서 방망이를 치고 나오면 몇 시간씩 지나 있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코치님들이랑 있을 때 정신없이 친다"고 되돌아봤다. 타석에서 잘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훈련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토 코치는 만족을 모르는 김대한에게 늘 자신감을 강조한다. 김대한은 "고토 코치님이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나서라고 늘 주입시켜 주신다. 못 친다고 뭐라 하는 사람 없다고, 너는 네 스윙을 하라고 자신감을 심어 주신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대한은 지난 시즌부터 등번호 37번을 달았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우익수 박건우(33)가 쓰던 번호였다. 박건우는 6년 100억원에 FA 대박을 터트렸는데, 김대한은 자신의 전성기가 찾아왔을 때는 37번 전임자를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해 있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한은 "더 잘하고 싶다. 진짜 더 성장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을 때는 박건우 선배보다 더 잘하고 싶다. (은퇴할 때쯤에는) 두산 외야수 중에는 최고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장에서 만났던 김대한의 어머니 심 씨는 아들에게 "지금 고등학교 최고 선수라고 해도 성인 야구는 아마추어 야구와 색깔이 다를 것이다. 1군에 바로 투입되면 감사한 일이겠지만, 지금 당장 1군에 올라가지 못해도 기량만 있으면 언제든 1군에 갈 수 있으니까. 절대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가는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을 남겼다. 어머니의 우려대로 아들은 프로 무대에서 진통을 겪었지만, 지난 4년 동안 한층 더 강해졌다.
아들은 어머니의 조언대로 성공을 향해 한 걸음씩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는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호세 로하스(30)가 합류하면서 외야 경쟁이 더더욱 치열해졌지만, 김대한은 "누가 오든 경쟁은 다 해야 하고, 내가 이겨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면 내가 나가는 것"이라며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해 1군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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