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바란다.”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울산현대의 우승을 응원했다. 자력 우승을 막는 고춧가루를 뿌리고 상대를 놀리는 것이 아닌, 진심어린 바람이었다.

포항은 11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3위를 굳히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가능성을 키웠다.

애초 이날 경기는 울산에 이목이 쏠렸다. 직전 라운드에서 라이벌 전북현대를 꺾은 터라 포항까지 제친다면 자력으로 조기 우승을 하는 까닭이었다. 무려 17년 만에 해내는 정상이라 관심도가 높았다.

하지만 포항은 쉽게 당하지 않았다.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중반 동점골을 넣으며 라이벌의 우승 파티가 안방에서 이뤄지는 걸 막았다.

경기 후 김기동 포항 감독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우승팀을 상대로 난 경기력을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스코어는 비겼지만 경기는 지배하면서 축구했다고 생각한다. 보시는 분들도 재밌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두 경기 남았다. 목표했던 ACL로 갈 수 있도록 힘을 얻는 경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졌으면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는 자리가 되는 것이었다. 울산이 우리 홈에서 파티를 여는 건 정말 싫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못하게 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라이벌인 울산의 우승을 응원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99.999999% 정도 우승 확률이 된다고 생각한다. 울산 아닌가”라며 응원한 뒤 “또 존경하는 선배님인 홍명보 감독님의 우승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