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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과 충돌 그 후…FC서울 팬은 왜 분노했나
출처:스포츠서울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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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부진, 패배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이기는 축구’를 지향할 전술적 유연성, 선수의 정신 자세를 요구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FC서울이 뒤숭숭한 분위기를 뒤엎고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행에 도전한다. 서울은 5일 오후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킥오프하는 2022 하나원큐 FA컵 4강에서 대구FC와 격돌한다.

세 시즌 연속 K리그1 파이널B(하위리그)에 머문 서울은 FA컵 우승이 올 시즌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의미한 목표다. 그러나 선수단 안팎으로는 여러 부담이 짓눌려 있다. 서울은 직전 K리그1 경기에서 주장 기성용이 일부 서포터의 욕설 비난에 격노하며 충돌했다. 또다른 다수 서포터는 “익수 아웃”을 외치며 안익수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했다. 안 감독이 서포터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조금만 더 믿어달라”고 사과하면서 일단락했다.


욕설 비난은 바르지 않지만 서울 지지자가 참아온 감정을 터뜨린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울은 이례적으로 리그~FA컵까지 대구와 3연전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K리그1에서 하위권을 맨도는 대구를 상대로 지난 리그 2경기에서 연달아 세골을 허용하며 각각 0-3. 2-3으로 졌다.

서울은 안 감독 체제에서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한 빌드업 색채를 내세웠다. 4일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전 세계 71개 리그 소속 1226개 클럽의 패스 관련 수치를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 경기당 632차례 패스를 시도, 17위를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593회), 아스널(543회) 등 유명 빅클럽보다 많다. “수도 서울은 팬이 즐길 만한 축구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은 안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성적이다. 서울은 전반기에 빌드업 색채가 뚜렷한 팀에 필수적인 ‘스코어러’ 부재로 승점 획득이 더뎠다. 그러다가 지난 여름 일류첸코를 영입했다. 그가 하반기에만 리그에서 7골을 몰아넣으며 제 몫을 했다. 그럼에도 서울은 파이널A 진입에 실패했고, 최근 대구전 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경기 자세까지 흐트러져 비난 수위가 높았다. 서울은 지난 1일 대구와 K리그1 34라운드에서 700개의 패스를 시도, 대구(274개)보다 두 배 이상 기록했다. 그러나 슛은 9-9로 같고, 유효 슛은 4개로 대구(7개)보다 3개 적었다. 볼을 오래 소유하며 빌드업을 시도하나 전방에서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대구는 이날 인터셉트 43개(서울 28개), 차단 24개(서울 17개) 등 수비 전 지표에서 서울을 압도했다. 서울의 빌드업을 2선에서 차단한 뒤 실리적인 역습 전개로 다득점을 창출했다.


서울은 시즌 내내 승부처에서 수비진의 황당한 패스 실수와 집중력 결여로 실점한 경기가 많다. 이날도 일부 선수의 어설픈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익수볼’로 불리는 서울 축구에 모자랐던 부분을 일류첸코로 채웠지만,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곧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에 선수들이 기술적, 정신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안 감독은 부정적 시선에도 자신의 빌드업 색채를 굽히지 않고 시즌 말미까지 달려왔다. 그러다가 정규리그 막바지이던 지난달 7일 전북 현대전에서 과거 부산 시절 선보인 ‘질식 수비’를 펼쳐 0-0 무승부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막판 뒤집기를 하기엔 다소 늦은 시기였다. ‘남은 희망’ FA컵을 바라보는 서울 팬은 안 감독이 원하는 ‘좋은 축구’를 떠나 ‘이기는 축구, 전술’을 보고 싶어 한다.

이례적인 집중 비난은 ‘익수볼’에 대한 피로감으로도 풀이된다. 안 감독이 단판 대결인 대구와 FA컵 4강전에서 어떠한 패를 들고나올지 더욱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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