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에 스트라이커가 황의조밖에 없었던 건 치명타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황의조는 매우 아쉬웠다. 손흥민과 투톱처럼 움직인 황의조는 적절하게 위치를 바꾸며 수비 시선을 끌었다. 2선은 내려가서 공을 받기도 하고 빠르게 전방으로 패스를 연결하며 빌드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자신의 장점인 많은 활동량과 높은 기여도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후반전엔 마치 2선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면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했다.

영향력은 컸으나 결정력은 매우 아쉬웠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슈팅에 힘이 너무 들어가 골문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잦았다. 후반 23분엔 황희찬이 만들어준 완벽한 기회를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골대를 강타했다. 황의조가 결정을 지어주지 못하면서 한국은 1-2로 끌려갔다. 최전방에 변화를 줄 타이밍이 됐는데 벤치에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대체 스트라이커인 조규성은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불가했다. 조규성 대신 뽑은 조영욱은 최전방에서 뛰는 경우가 맞긴 하나 스트라이커로 분류하긴 어려웠다. 황의조밖에 없는 가운데 벤투 감독은 정우영 카드를 내세웠다. 황의조를 빼고 정우영을 넣어 손흥민과 투톱을 이루게 했다. 정우영은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 프리킥 골로 2-2로 끝이 났다.

벤투호엔 황의조처럼 전방위적으로 뛰는 스트라이커도 필요하지만 버티면서 공간을 만들어줄 유형의 스트라이커도 있어야 한다. 조규성이 해당되는 유형인데 부상으로 빠졌기에 다른 카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조영욱이 뽑힌 건 의외였다. 이전에도 뽑힌 적이 있고 충분한 능력이 되는 선수이나 조영욱 역할을 할 자원은 벤투호에 이미 있었다.

이번 경기와 같이 최전방에 힘을 주고 변화를 줘야 할 때 다른 스트라이커가 없으면 벤투 감독 선택 폭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유지하던 방식에서 변주를 주지 못하면 상대 수비 입장에서도 막기가 쉬워진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