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된지 5분이 채 안돼 퇴장을 당했다. 팀을 대표해 나섰건만, 제대로 뛰어보기도 전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김동민(인천)의 표정은 허탈했다. 그래도 경기 후 만난 김동민은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특유의 미소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김동민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토트넘의 친선 경기에 후반 24분 교체 투입됐다. 팀 K리그는 K리그1 각 팀에서 2명씩 뽑아 구성이 됐는데, 김동민은 이명주와 함께 인천을 대표해 나섰다. 사실상 K리그 올스타였다.

생애 처음으로 뽑힌 올스타로 김동민은 의욕이 넘쳤다. 그리고 그 넘치는 의욕이 뜻하지 않은 화를 불렀다. 김동민은 후반 28분 토트넘의 역습 과정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질주하자 이를 따라가며 막는 과정에서 그만 손흥민을 밀쳐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 당했다. 예상하지 못한 퇴장에 김동민은 한 동안 그라운드를 벗어나지 못할 정조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동민은 “정말 꿈꿔오던 무대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퇴장을 당했다”며 “파울은 맞는데 즐거운 추억을 주기 위해 (심판이) 옐로카드를 꺼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퇴장이 아니었다면 나도 더 공격적으로 나서서 내 이름을 좀 알렸을 것 같은데…”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거기까지였다. 얼굴에 웃음을 드러낸 김동민은 손흥민을 수비하던 상황에 대해 “엄청 빠르고 힘도 좋다. 내가 밀었는데도 흔들림없이 돌파를 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스타전이나 다름없는 이번 경기에서 퇴장이라는 흔치 않은 일을 당한 김동민은 경기 후 상황을 언급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김동민은 “퇴장 당하고 라커룸에 안 들어가고 터널에서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K리그 선수들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경기 후에 미안하다고 했다. 다행히 다들 유쾌하게 사과를 받아줬다”며 “(김)진수 형이 내가 오늘 MVP라고 농담 식으로 격려해줬다. (손)흥민이 형도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가 올스타전 1호 퇴장인 것 같은데, 임팩트는 정말 강렬하게 남겼다. 좋은 추억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