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서 말하자면, 손흥민은 누가 뭐라 해도 월드 클래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 중 한 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른 ‘손흥민 월드 클래스 논란’에 대해 스승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직접 나섰다. 명쾌한 한 마디로 관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아시아 선수 중 역대 최초로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경기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월드 클래스 논쟁이 불거진 이유는 부친 손웅정 씨의 거듭된 발언 때문이다. 손 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아들은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 아직까지 성장해야 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강조해왔다.

선수 자신도 아버지의 의견에 동의했다. “진정한 월드 클래스라면 이런 논란이 진행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올라갈 공간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12일 공식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콘테 감독이 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명쾌한 정리에 나섰다.

질문 내용을 파악한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인 콘테 감독은 “손흥민과는 개인적으로 자주 대화를 나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팀에 불어넣어주는 선수”라 전제한 뒤 “내 생각에 손흥민은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손흥민의 기량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전 세계 어느 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감독 입장에서 손흥민 같은 선수가 스쿼드에 들어 있다는 건 행복이고 행운이다. 헌신할 줄 알고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다. 말 그대로 톱클래스”라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은 지난 11일 토트넘 선수단 입국 당시 공항에 마중 나온 손흥민을 회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달 동안 보지 못했던 손흥민이 공항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나에겐 긴 시간이었다”고 언급한 뒤 “우리는 한국 생활이 원정이지만 손흥민에게는 홈 아닌가. 경기를 마음껏 즐기고, 좋은 결과까지 낸 뒤 돌아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의 시그니처인 사진찍기 세리머니를 함께 하며 또 한 번 활짝 웃었다. 멋쩍은 표정으로 스승의 동작을 살펴보던 손흥민도 이내 특유의 네모를 그려보이며 활짝 웃었다. 미소에는 ‘월드 클래스 논쟁’을 깔끔하게 마무리 한 스승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