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무너지던 부산 아이파크에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박진섭 감독은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이전 체제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이 들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3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한 히카르도 페레스 감독을 대신할 사령탑으로 박진섭 전 FC 서울 감독을 선임했다. 부산은 현역 시절 부산의 든든한 맏형이었고 지도자로서도 U-18팀(개성고) 감독, 코치 등을 역임한 박 감독이 체질 개선하는 데 적임자라 봤다. 물론 광주 FC 감독 시절 팀을 K리그1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는 점도 박 감독을 선임한 이유였다.

박 감독은 5일 저녁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18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을 통해 부산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박 감독은 일단 경기에 가용한 선수가 16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부상자가 너무 많다는 얘기였다. 일단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짚었다. 이어 팀 분위기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감독은 "이전 감독님께서 너무 많은 걸 변화시켜놓았더라.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겠지만 한국 선수들과는 맞지 않는 게 많았다. 처음에 와서 보니 진짜 별 게 다 있더라. 그걸 하나씩 바꿔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페레스 감독 체제에서는 어린 선수 위주의 스쿼드를 꾸렸다. 당면한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치를 잔뜩 안겨주겠다는 뜻이었다. 이 과정에서 제법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부임 2년차가 된 후 전체적으로 유망주 위주의 팀 컬러가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다소 지나쳤다고 봤다.

박 감독은 "팀 내에 어린 선수가 많다는 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한 후, "1년 동안 리그를 진행하기엔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곁에서 도와줄 수 있는 노장이나 중간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좀 더 있었더라면 어린 선수들도 더 빨리 적응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 봤을 땐 어린 선수가 너무 많은 게 문제라고 본다. 곧 여름 이적 시장이 다가오니 균형을 맞춰야 할 것 같다"라고 스쿼드 체질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내에 베테랑이 부족하다는 얘기인지를 재차 묻자 "그렇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라도 베테랑들이 지닌 경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