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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도발에 무너지지 않았던 김태환, 월드컵 꿈 무르익어 간다
출처:스포탈코리아|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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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에 한 없이 든든하나, 적으로 만나면 골치 아픈. 울산 현대 ‘치타’ 김태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태환의 양 손목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 있다. 이는 붕대가 아닌 부상 방지용 테이핑이다. 넘어졌을 때 손목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보호 용품이다. 굵기에 따라 손목, 손가락, 튜브 스타킹이나 신가드를 고정해주기도 한다. 어찌됐든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마치 투사 같다. 언뜻 보기에는 이종 격투기에 나서는 선수 같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매 경기를 전쟁터에 나설 장수처럼 이 악물고 준비한다.

김태환은 홍명보 감독을 만난 뒤 더욱 성숙해졌다. 홍명보 감독의 카리스마는 정평 나 있다. 과거 김영권(울산)이 대표팀에서 홍명보 감독에게 호되게 혼난 적이 있다. 보고 듣고 느낀게 많은 부주장 김태환은 최근 들어 경기장 안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주장인 이청용의 부드러운 리더십도 변화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다. 김태환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9차전 이란(2-0 승), 10차전 아랍에미리트(0-1 패)와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오른쪽 수비를 책임졌다. 안방에서 열렸던 숙적 이란전에서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바이엘 레버쿠젠)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과 몇 차례 신경전을 벌였으나 절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과거 눈을 부라리며 무작정 상대 선수를 잡아먹으려 했다면, 이제 사냥할 때만 하는 맹수로 변해가고 있다.



김태환은 이용(전북 현대)이 부재중인 가운데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주전을 꿰찼다. 대표팀과 울산은 빌드업과 패스 플레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울산에는 이청용, 아마노, 바코 등 선수들 사이에서도 입이 쩍 벌어질 만큼 공을 잘 차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직선적이던 김태환의 플레이에 세련미가 더해졌다. 좋은 풀백의 조건인 크로스도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다. 공수 능력을 겸비, 강약 조절이 가능한 완성형 풀백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팀에 가서 잘 적응하는 이유다. 그의 생애 첫 월드컵 꿈이 무르익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고, 미친 듯이 뛰고, 동료들에게도 ‘정신 차려’라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할 때 확실히 하는 스타일이다. 웃을 때 웃고, 치켜세워줄 때 확실히 세워준다.

지난 5일 제주 유나이티드(2-1 승) 원정, 9일 대구FC(3-1 승)와 홈경기에서 김태환은 연속골을 터트린 엄원상을 번쩍 들어올렸다. 금호고 직속 후배에게 무한 사랑을 드러냈다. 엄원상은 “울산에 왔을 때 태환이 형이 진짜 많이 신경 써줬다”고 웃었다. 좌우 풀백을 오가는 설영우도 과거 “태환이 형을 닮고 싶다. 경기장 안팎에서 배울 점이 많다. 무심한 척 잘 챙겨준다”고 언급했다.

전형적인 츤데레다. 김태환은 일본에서 건너온 축구도사 아마노 준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아마노는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상대에 폭격을 가하고 있다. 제주, 대구를 상대로 연속 프리킥 골을 뽑아내며 울산의 무패와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아마노는 “해외에서 왔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로 동료들이 적응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김태환은 언어적으로 아니지만, 집으로 식사 초대를 했다. 밥을 먹으면서 ‘앞으로 더 많이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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