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절친’ 러시아 부호, 첼시 매각… “우크라 자선 재단 만들것”
- 출처:조선일보|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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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모비치는 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난 항상 구단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현재 상황에선 구단을 매각하는 것이 구단과 팬, 직원, 스폰서, 파트너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단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이라며 “구단 매각에 따른 수익금 전액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만드는 데 사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구단에 빌려준 15억 파운드(약 2조4000억원)도 돌려받지 않겠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첼시는 내게 사업이나 돈의 대상이 아니라 축구와 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첼시의 일원이 된 것은 내 인생의 특권이었으며 구성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들이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헤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의 대표적 인물로 러시아과 이스라엘, 포르투갈 국적을 보유한 사업가이자 정치인이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브라모비치의 순자산은 129억 달러(약 15조5000억원)에 달하며 러시아에서 11번째 부자다. 이스라엘에선 두 번째, 포르투갈에선 최고 부자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를 1억4000만 파운드(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는 약 20년 동안 13명의 감독과 함께했다. 조제 모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안토니오 콘테 등 명장들을 앞다퉈 영입했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별했다. 또 20억 파운드(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전 세계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데려왔다. 첼시는 아브라모비치 인수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유로파리그 우승 2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5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5회, 리그컵 우승 3회,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을 달성하며 명문 구단이 됐다. 지소연이 속한 첼시 위민도 여자 수퍼리그 우승 4회, 여자 FA컵 우승 3회를 이뤘고 지난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다. 영국 매체에 따르면 현재 첼시의 시장 가치는 30억 파운드(약 4조 8000억원)에 달한다. 영국 BBC는 “아브라모비치의 투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였고, 맨체스터 시티 등 해외 억만장자들이 투자하는 구단들의 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이자 석유 재벌인 셰이크 만수르(52)는 2008년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해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 전 세계 명장과 우수 선수를 모아 톱 클럽으로 만들었다.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명문 구단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해서 축구팬들로부터 박수만 받는 것은 아니다. BBC는 “아브라모비치가 대중과 거의 소통하지 않으면서 팬들과 동떨어진 부자 구단주의 상징이 됐다”며 “그가 어떻게 돈을 벌고 많은 재산을 축적했는지도 의심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도 비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한 러시아 신흥 재벌들이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영국 매체들은 아브라모비치가 제재 대상에 오를 것에 대비해 영국 내 부동산을 발 빠르게 팔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의 갑부 한스요르그 위스 등에게 첼시 인수도 이미 제안했다고 한다. 위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해 4명이 인수를 제안받았다. 아브라모비치가 너무 가격을 높게 불러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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