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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주민규 뿐이랴…태극마크와 인연 없던 K리그 득점왕
출처:스포츠동아|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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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 히트 상품은 누가 뭐래도 주민규(31·제주 유나이티드)다. 골 레이스가 가히 폭발적이다. 35라운드 현재 21골로 K리그1 득점 선두다. 2위 라스(수원FC)와 4골 차여서 득점왕이 유력하다. 국내 선수의 득점왕은 2016년 정조국이 마지막이다. 주민규의 활약 덕분에 승격 팀 제주도 파이널A(1~6위) 진입은 물론이고 막판 상승세를 타면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티켓도 노리고 있다.

이쯤 되면 태극마크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대신 김건희(수원 삼성)를 발탁했다. 주민규는 31경기 21골, 김건희는 21경기 6골을 기록 중이다. 벤투 감독은 “공격수를 선발할 때 득점만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국가대표는 실력은 물론이고 운이 따라야한다. 시대도 잘 타고나야 한다. 자기관리도 철저해야한다. 또 감독과 궁합이 맞아야한다. K리그 득점왕 중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던 선수들이 꽤 있다.

1996년 득점왕 신태용이 대표적이다. 그는 영남대를 졸업한 1992년 일화(현 성남FC)에 입단해 그 해 신인상을 받았다. 1995년엔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했다.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애칭으로 신인상, 득점왕, MVP까지 휩쓸었지만, 태극마크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A매치 통산 23경기(3골)만 뛰었다. 월드컵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한일월드컵을 1년 앞둔 2001년 K리그 MVP를 받고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역대 2차례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모두 3명이다. 그 중 김도훈(2000·2003년)은 10년간 A매치 72경기(30골)를 뛴 반면 이기근(1988·1991년)과 윤상철(1990·1994년)은 대표팀의 부름을 거의 받지 못했다.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의 주역 이기근은 1987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1988년과 1992년 두 차례 우승을 이끄는 등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 받았다. K리그 통산 264경기 출전에 70골·19도움을 기록했다.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A매치는 단 2경기(0골)에 불과하다. 1991년 6월 대통령배 국제대회와 같은 해 한일 정기전 출전이 전부다.

윤상철도 골 감각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스트라이커다. 1988년 럭키금성(현 FC서울)에 입단한 그는 1990년 득점왕과 함께 팀 우승을 이끄는 등 K리그의 대표적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골문 근처에서 슈팅 타이밍과 득점 감각은 당대 최고로 꼽혔다. 통산 득점 랭킹은 10위(101골)다. 1993년엔 도움왕에도 올랐다. 하지만 대표팀 기록은 초라하다. 1992년 10월 UAE와 친선전이 유일한 A매치다. 골은 없다.

1997년 득점왕 김현석도 K리그 레전드다. 1990년 울산 현대에 입단해 2003년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뛰었던 그는 통산 득점 랭킹 8위(110골)에 오를 만큼 골 감각이 탁월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번번이 탈락하며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A매치 통산 기록은 23경기 5골이다.

국가대표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성향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주민규 선발과 관련해서 더 이상의 왈가왈부는 무의미다. 월드컵은 계속된다. 기회는 또 온다. 내년엔 카타르월드컵이 열린다. 선수로 뛰는 한 도전을 멈춰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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