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하러 갔다가 집콕으로 끝난 ‘윤일록 유럽 도전기’
- 출처:스포츠경향|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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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유럽 무대를 꿈꾼다.
프로축구 울산 윤일록(29·울산)에게도 유럽은 희망의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악몽에 가까운 기억만 남아있다.
윤일록은 지난해 1월 FC서울을 떠나 프랑스 몽펠리에에 입단했다. 프랑스 1부리그 유니폼을 입은 그는 당당한 유럽파가 됐지만, 그곳에 남긴 것은 집에서 머문 시간 뿐이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가 윤일록의 꿈마저 집어삼켰다.
윤일록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몽펠리에에 입단하고 약 3주가 흐른 시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면서 “처음엔 곧 끝날 일이라 생각했는데, 바로 리그까지 중단되면서 4개월간 집에만 머물렀다”고 떠올렸다.
‘집콕’ 생활만 했으니 유럽파 선배들에게 들었던 그라운드 밖 낭만의 흔적 또한 없었다. 윤일록은 “경기가 없어 쉴 때는 주변 나라 여행도 다닐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나와는 관계 없는 얘기였다”며 “크리스마스에 열흘 휴가를 받았을 때도 오로지 집에만 머물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1년 반의 유럽 생활이 그런 식으로 그렇게 지나갔다. 참 타이밍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래도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같이 계셔주셔서 그 세월을 버텼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측면 공격수이던 윤일록은 골 냄새를 맡는 재주가 탁월하다. 그랬던 그가 프랑스에서 뛰던 1년 반 동안은 고작 17경기에만 출전하면서 공격 포인트는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윤일록의 유럽 도전은 실패라는 직적이 일각에서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시각에 대해 억울함이 없을 수 없는 윤일록은 “바라보는 입장은 다들 다르다”며 “어쨌던 나에게는 값진 경험의 일부분이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온갖 어려움을 견뎌낸 터여서 새 팀인 울산 적응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오니 소통도 잘 되고, 지금은 마음이 참 편하다”고 웃었다.
축구도 술술 풀린다. 윤일록은 지난 11일 양주시민축구단과의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복귀 신고골을 기록해 2-0 승리를 이끌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윤일록은 경기를 계속 뛸수록 컨디션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일록도 태극마크를 되찾겠다는 야망도 품고 있다. 또래인 92년생 친구들이 대세인 A대표팀에 다시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게 첫 목표다. 윤일록은 최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대비하는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백신 접종까지 마쳤다. 윤일록은 “울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에 다시 갈 기회가 올 것이라 본다”며 “공격수로 매 경기 골과 도움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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