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 공격수 이정협이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한숨을 고른 후 친정팀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골을 노린다. 이정협은 이적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구덕운동장에서 자신의 진가를 뽐낼 수 있을까?

이정협은 지난 5월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13라운드 홈 안산전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그간 리저브 명단에도 꼬박꼬박 이름을 올렸던 이정협이지만, 이번에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설기현 경남 감독이 시즌 내내 이정협에 대한 믿음을 보였던 터라, 그의 결장은 여러 추측을 낳을 수밖에 없었는데 큰 문제는 아니다.

설 감독은 지난 안산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의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설 감독은 “심각한 부상이 아니다.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휴식을 줬을 뿐이다. 80~90% 컨디션으로는 좋은 경기력이 나오기 힘들다. 어떤 순간에도 100% 컨디션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협이 약간의 통증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계속 끌고 가는 것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치료를 잘해 완벽하게 준비가 됐을 때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정리하자면 지난 안산전 직전 약간의 컨디션 난조가 있어 회복 차원에서 이정협을 뒤로 물렸다는 설명이다.

지난 안산전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쳐 팀 분위기가 다소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정협은 넉넉하게 휴식을 부여받으며 재정비할 시간을 버는 데 성공한 상황이다. 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출전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휴식과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추슬러 부산 원정 경기에 출전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정협 개인에게 이번 부산 원정은 의미가 클 경기다. 부산에서 데뷔해 오랫동안 이 팀에서 뛰었던 이정협이 경남 이적 후 처음으로 부산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올해 두 번째 ‘낙동강 더비’에서 가장 시선을 모을 선수인 이유다.

또한, 자신의 공백을 넘치듯 메우고 있는 안병준과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두 선수는 4월 17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졌던 7라운드에서 진검승부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이정협이 고개를 숙였다.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놓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인 반면, 안병준은 득점에 성공했다. 결과도 경남의 1-2 패배였다.

친정팀과 대결에서 씁쓸함을 먼저 맛본 이정협 처지에서는 이번만큼은 다른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전열을 재정비한 만큼 주어지는 부산전에서 존재감을 능히 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은다. 동기 부여가 가득한 이정협의 플레이는 상위권 도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경남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