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반드시 이기고파.”

올해 국내 대회(K리그1·FA컵) 모두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은 터라 더 감회가 남달랐다. 8년 만에 울산 현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을 이끈 김도훈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보였다.

김 감독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CL 4강전 비셀 고베(일본)와 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주니오의 페널티킥 결승포로 2-1 신승했다. 울산은 ACL 8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오는 19일 오후 9시 서아시아 대표로 결승에 오른 페르세폴리스(이란)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울산은 이날 후반 7분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5분 비욘 존슨의 동점골이 터졌다. 연장 승부까지 벌였는데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주니오가 이날 선방쇼를 펼친 상대 수문장 다이와 마에가와와 볼다툼 중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주니오가 깔끔하게 차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또 고베에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승전까지) 휴식이 우선이다. 국내 대회 결과가 아쉬웠기에 카타르에 처음 왔을 때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격리 생활까지 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그럼에도 선수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한 달 동안 잘 해내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특히 올해로 울산과 계약이 끝나는 그는 페르세폴리스와 ACL 결승전이 마지막 경기다. 김 감독은 울산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지 않았다. 그는 “결승전은 우리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과 다르게 오랜 기간 실전 경기 없이 카타르로 들어오는 페르세폴리스와 비교한 질문에 “(우리는) 지속해서 다득점 승리로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 게다가 즐겁게,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마저 더해져 흐름이 좋다. 마지막 경기도 즐겁게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