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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강화도 無소용…우찬양 음주운전으로 드러난 도덕적 해이
출처:스포츠서울|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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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 앞에서는 강화된 징계도 무용지물이었다.

K리그에 또다시 음주운전 사고가 터졌다. 우찬양(22·수원FC)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본지 8월23일 단독보도>. 포항 유스 출신 우찬양은 2016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한 수비수로,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며 2017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활약, 16강행에 공헌했던 유망주다. 신체 조건이 좋고, 스피드는 물론 멀티 포지션도 가능해 한국 수비진에서 될성부른 떡잎으로 꼽혔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수원FC가 관심을 뒀던 유일한 자원이기도 했다. 출전 기회를 더 주고 싶었던 원소속팀과 수비 강화가 필요했던 현 소속팀의 바람이 맞아떨어지면서 임대가 성사됐다. 실제로 올해 포항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다가 수원FC로 온 뒤 7경기를 연속 풀타임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제 포항과 수원FC는 ‘음주운전자’ 우찬양의 향후 신변을 논의하게 됐다.

우찬양은 자신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임대로 뛰는 수원FC에 먼저 통보했다. 수원FC는 이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연맹)에 보고하고 포항에도 알린 상태다. 연맹의 징계가 최종 확정되진 않았으나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현재 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처분 기준에 해당할 경우, 해당 선수는 ▲8경기 이상 15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 징계를 받는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처분 기준에 해당할 경우, 해당 선수는 ▲15경기 이상 25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800만원 이상의 제재금 징계를 받는다. 우찬양은 면허정지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신고를 피하고 은폐하려 한 정황은 없어 가중처벌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나, 최근 ‘윤창호법’ 시행과 더불어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높아졌다. 최근 선수들의 연이은 음주운전으로 징계 기준 자체가 강화된 배경을 고려하면 우찬양의 재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K리그는 후반기 내내 음주운전으로 홍역을 앓았다. 8월 함석민(강원)이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0.149%)의 수준에서 운전한 게 적발되자 연맹은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8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10월엔 박준태(전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서 3명을 다치게 한 것이 재판 결과를 통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박준태는 구단에 이 사실을 감추고 재판 중에도 버젓이 뛰었다. 두 달 뒤 이상호(서울)도 같은 방식으로 은폐해오다가 2015년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까지 함께 드러나며 소속팀 계약 해지는 물론 연맹으로부터 15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15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발칵 뒤집힌 축구계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수원 삼성 주장까지 했던 김은선이 연말 음주운전하다가 접촉사고를 내면서 또 한 번 징계가 반복됐다. 전례가 있기에 ‘음주운전=리그 퇴출’ 공식이 만들어졌으나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선수가 위험한 선택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우찬양은 내년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및 본선에서의 엔트리 잠재적 후보군이기도 하다. U-23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제 그를 완전히 지우게 됐다.

음주운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연맹도 선수들 헛발질에 힘이 빠진다. 올 시즌에도 반복된 악습이 리그 흥행 호기에 역풍을 불러올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연맹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연맹 차원에서 이에 관해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구단 별로는 관련 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등 수시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윤창호법’ 이후에도 음주운전자가 계속 나오는 것처럼, 자체 법령을 아무리 깐깐하게 만들어놓아도 선수들이 따르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좀 더 근본적인 근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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