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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르헨티나, 이래도 디발라 안 쓰나
출처:국민일보|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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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가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소속팀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교체로나마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잡지 못해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아르헨티나는 1무 1패를 거두며 2019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B조 최하위로 처졌다.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모두 부진을 겪고 있다. 점유율 우세를 바탕으로 골문을 두드리지만, 정작 중앙으로 볼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이 배급되지 않자 리오넬 메시가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공격을 지휘할 정도다. 메시에 대한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는 계속된다. 볼을 잡으면 곧바로 두세 명의 선수들이 달려들어 에워싼다. 1대 1로 무승부를 거둔 파라과이와의 20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이스티다우 미네이랑에서 진행된 2019 코파 아메리카 B조 2차전에서도 그랬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0대 2로 완패한 지난 16일 콜롬비아전과 전혀 다른 공격진을 구성했다. 당시 메시와 스리톱 공격수로 나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앙헬 디마리아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무뎌진 공격진에 변화를 꾀한 셈이다. 대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로드리고 데 파울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메시가 페널티킥 득점을 성공시키며 간신히 무승부를 이끌긴 했지만, 아르헨티나의 허술한 공격조직은 눈에 띄었다. 그런데도 스칼로니 감독은 디발라에게 기회를 주지는 않았다.

디발라가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메시와의 동선 문제 때문이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성향이 짙다.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기보다는 상대 진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방향 전환이 잦은 왼발 드리블을 주로 한다. 마찬가지로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이 내려오는 메시와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 디발라와 메시를 같은 2선에 배치했을 때 가뜩이나 불안하다고 평가되는 수비 균형이 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발라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마저 벤치를 지키는 이유는 그래서다.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디발라와 메시가 함께 뛴 전례는 없다. 디발라는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지난 3월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데이 전 경기에 나서며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메시가 대표팀에 복귀하자 벤치로 돌아갔다. 유일하게 같은 경기에 나섰던 적은 딱 한 번뿐이다. 5대 1 대승을 거뒀던 지난 8일 니카라과와의 친선경기에서다. 그때도 그라운드를 함께 누비지는 못했다. 메시가 선발로 전반에 나섰고, 디발라는 후반 시작과 함께 메시와 교체됐다. 스칼로니 감독이 두 선수를 함께 출전시키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최종전에서 카타르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아르헨티나의 조별리그 탈락은 현실이 된다. 변화가 필요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 변화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주자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칼로니 감독 역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강구하고 있을 테지만 여러모로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래도 2차전에서도 메시만 남겨둔 채 전혀 다른 공격진을 구성했던 것처럼 디발라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디발라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스칼로니 감독의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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