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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무용지물? 돈으로 우승 살 수 없나
출처:데일리안|201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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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KBO리그 FA 시장에서는 선수 거품 현상과 한파라는 두 얼굴이 들이 닥쳐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대어 양의지는 NC로 이적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액수인 4년간 125억 원에 계약했다. 연평균 31억 2500만 원에 이르는 초대형 몸값이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도 팀 내 FA인 최정과 이재원을 붙드는데 성공했다. 최정에게 106억 원(6년), 이재원에게는 69억 원(4년)의 통 큰 투자를 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들 대어급을 제외하면 매서운 한파와 직접적으로 마주한 중소형 FA들이다. 각 구단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이가 많거나 부상 경력, 또는 핵심 자원이 아닌 이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심지어 관례상 주어지던 4년 계약도 조건부 3년에 옵션 비중을 크게 높이는 계약들이 주를 이뤘다.

그동안 FA 시장은 KBO리그의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지나치게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수년째 이어졌다. 게다가 많은 돈을 투자했더라도 목표했던 성적 상승효과로 이어지지 않자 구단들도 슬그머니 지갑을 닫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10개 구단들의 FA 시장 씀씀이를 살펴보면 거액 투자가 곧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돈을 쓴 구단은 SK 와이번스로 총 12명과 무려 510억 원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걸러서 봐야할 게 SK는 지난 5년간 외부 FA를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최정과 이재원을 붙드느라 쓴 175억 원을 제외하면 총액은 확 내려간다.

10개 구단 중 지출이 가장 적었던 팀은 키움으로 고작 65억 2000만 원만 지갑에서 꺼냈다. 외부 영입은 당연히 없었고, 그럼에도 키움은 지난해까지 4시즌간 무려 3번이나 가을 야구를 치렀다.

지출 대비 효과가 높았던 팀은 역시나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키움 다음으로 적은 돈(203억 원)을 지출했지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각각 2회씩 우승과 준우승 성과를 냈다.

롯데와 한화, 삼성, LG는 지출 순위 2~4위에 오르고도 성적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한 대표적인 팀들이다.

롯데는 역대 최고액 이대호(150억 원)를 비롯해 손아섭, 민병헌, 손승락 등 굵직한 계약을 수차례 성사시키고도 가을 야구에 나선 횟수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삼성 역시 2015년 준우승을 끝으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지난해 영입한 강민호(4년 80억 원)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LG도 김현수와 차우찬 영입으로 전력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꽂는 듯 했으나 아직도 여러 곳에서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FA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한 한화는 오히려 돈을 쓰지 않으니 성적이 오른 희귀한 케이스다. 한화는 지난해 정근우, 안영명, 박정진 등 내부 FA와 냉정한 시선에서 계약을 이뤘고, 올해 역시 협상 테이블에 찬바람이 불었지만 11년만의 가을 야구로 팬들의 마음을 달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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