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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계약해지' 채프만 미스터리, 최순호 감독은 '멘붕'
출처:스포츠조선|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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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입니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최순호 포항 감독도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답답한 심기를 감출 수 없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도전하던 포항에 비상이 걸렸다. 개막을 보름 앞두고 핵심 수비형 미드필더 채프만이 이탈했다. 포항은 15일 채프만과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채프만은 "포항에서의 매 순간을 사랑했다. 포항 팬과 구단 구성원 모두, 특히 최순호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앞으로 구단의 미래에 건승을 기원한다"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채프만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후방에 채프만이 가세한 포항은 한층 안정된 경기력을 펼치며 지난 시즌 4위에 자리했다. 포항은 시즌 종료 후 채프만과 2년 연장 계약을 했다. 포항은 채프만을 중원의 축으로 한 선수단을 구성했다. 광주에서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한, 같은 포지션의 유망주 김동현을 성남으로 보냈다. 채프만을 믿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포항은 대신 2선 구축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선수단이 소집되며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1월4일 선수단과 함께 소집된 채프만은 시무식 뒤 이어진 산행 후 감기몸살을 호소했다. 병원에 갔더니 ‘기생충 감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휴가를 보낸 발리에서 감염된 듯 했다. 채프만은 호주에서 치료를 하겠다고 했고, 구단은 치료 후 동계훈련을 하는 터키 안탈리아로 곧장 합류하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전지훈련이 시작된 뒤에도 채프만은 합류하지 않았다. 채프만은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포항은 일단 합류 후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자고 했다.



채프만은 안탈리아에서도 통증을 이유로 훈련하지 못했다. 포항은 안탈리아 병원에서 재검사를 시도했다.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채프만은 계속 아프다고 했다. 급기야는 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포항은 채프만을 존중해 터키 이스탄불 혹은 호주 시드니에서 다시 검진을 받도록 허락했다. 대신 마냥 기다릴 수 없는만큼 17일까지 정확한 몸상태를 알려달라고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채프만은 끝까지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15일 ‘경기에 뛰기 힘들 것 같다‘는 최종 연락이 왔고, 결국 계약 해지를 했다. 당장 시즌을 앞두고 있는만큼 포항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배경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채프만이 다른 리그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부터 ‘한국에 올 수 없는 실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포항은 구단과 불화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직접 영상을 받았지만, 이 영상에서 채프만이 "개인적인 이유"라고 하며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확실한 것은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 치명적인 악재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에도 포항은 채프만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력이 널을 뛰었다. 터프한 수비력과 준수한 패싱력을 지닌 채프만은 최순호식 4-1-4-1, 4-3-3의 핵심이었다.

당장 포항은 대체자를 찾아 나섰지만, 마땅치 않다. 스카우트를 파견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영상으로 대체자를 찾고 있다. 일단 유준수로 시즌 초반을 버틸 생각이지만, 플랜A가 어그러지며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최 감독은 "채프만 문제는 나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여름에 그의 거취를 봐야지 알 수 있을 듯 하다"며 "올 겨울은 계획대로 진행이 되며 ‘잘하면 일을 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 시즌을 치르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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