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이 첫 패배를 맛봤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안방 경기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맨유는 1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드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홈 경기에서 후반에 연속골을 얻어맞고 0-2로 완패했다. 조별리그 H조에서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 유벤투스에 이은 2위를 기록하며 16강에 오른 맨유는 최근 상승세를 틈 타 8강행을 노렸다. 지난해 말 부임한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 공식 경기 11전 10승1무를 달렸기 때문이다. 반면 PSG는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의 부상 등으로 전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4일엔 올랭피크 리옹에 패하는 등 프랑스 1부리그 ‘절대 1강’ 자리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강한 팀은 PSG였다. PSG는 수비수 프레스넬 킴펨베가 후반 8분 선제골을 넣고, 스트라이커 킬리앙 음바페가 후반 15분 추가골을 넣으면서 적지에서 예상밖 승리를 거뒀다. 내달 7일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한 골 차로 져도 8강 티켓을 거머쥔다. 맨유는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의 첫 패를 챔피언스리그에서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두 팀은 전반에만 경고 5장(맨유 2장, PSG 3장)을 받는 등 거친 경기를 펼쳤다.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특히 맨유 출신으로 이날 경기에서 쏟아지는 야유를 받은 PSG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가 승리의 열쇠를 맡았다. 그가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기 때문이다. 디 마리아는 후반 8분 오른쪽에서 왼발 코너킥을 길게 올렸는데 공격에 가담한 킴펨베가 골문 먼 쪽에서 왼발 발리슛을 차 넣어 홈팀 골망을 출렁였다. 팽팽한 균형 속에서 7만여 홈 관중에 찬물을 끼얹는 골이었다. 7분 뒤 PSG의 추가골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트리면서 시작됐다. 디 마리아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 일자수비를 무너트리는 패스를 받았고 문전으로 크로스한 것을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 우승의 주역이었던 음바페가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솔샤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연속골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 경기는 맨유가 2실점한 것이 다행이라는 말이 어울릴 뻔했다. 후반 중반에도 두 차례 추가 실점할 위기를 맞았으나 맨유의 세계적인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후반 막판엔 간판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나 2차전 큰 전력 손실까지 빚었다. 솔샤르 감독은 주제 무리뉴 감독 후임으로 와서 시즌 중반 10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4강까지 올려놓고, FA컵에서도 아스널을 3-1로 물리치는 등 맨유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하지만 영국 현지에선 결국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그의 정식 감독 부임을 결정지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럽무대 첫 판에서 맥 없이 패퇴하면서 ‘솔샤르 열풍’도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18일 FA컵 16강 첼시전, 25일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라이벌전 등 어려운 승부를 연속으로 맞딱트린다.

이에 반해 이번 시즌 독일 출신 토마스 투헬 감독을 영입,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다시 노크하는 PSG는 난적 맨유를 적지에서 따돌리며 지난 시즌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덜 계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