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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섭 감독 “ACL 진출 목표”···롤모델 토트넘·레스터시티
출처:뉴시스통신사|2018-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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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강등권이려니 여겼다. 하위권을 맴도는 그저 그런 수준으로 한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그러나 빗나갔다.

지난 시즌 승격하자마자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며 ‘자이언트 킬링’을 일으킨 강원 FC의 이야기다.

지난 시즌은 예고편이었다. 2018 시즌은 강원FC에게 이제 막 시작되는 시리즈 1편이다. 강원FC는 시리즈 1편의 감독으로 지난해 11월2일 강원FC의 축구철학을 잘 이해하는 송경섭(47) 전력강화팀장을 택했다. 그리고 송경섭 감독은 이제 강원FC를 이끌고 아시아 무대에 첫 발을 들여놓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부산과 수원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하다 조금 일찍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누군가에게는 전성기에 해당하는 29세에 C급 지도자 교육에 참가했다. 이후 B급, A급, P급 지도자 교육을 모두 1기로 통과했다. 지도자 라이선스를 따낼 때마다 최연소,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전임 교육 강사를 맡기도 하며 ‘지도자를 가르치는 지도자’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코치 생활은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시작했다. U-13, U-16, U-17, U-22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내며 이청용, 손흥민, 홍정호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발굴했다. 유명 선수 출신 지도자가 아니라 실력 있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2015년 FC서울 코치로 부임하면서 프로무대에 뛰어 들었다. 이후 2016년 전남드래곤즈에서 짧은 감독 생활을 경험하고 2017년 강원FC 전력강화팀 팀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감독으로 발탁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 진출을 목표로 장기적인 구단 성장 로드맵을 그리고 있던 강원FC의 선택은 ‘공부하는 지도자’ 송경섭이었다.

오랜 시간 축구를 공부하며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온 송경섭 감독은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90분 내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역동적인 축구를 추구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하부리그에 머물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강원FC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같다. 앞으로 더욱 많은 팬들을 확보해야 하는 강원FC는 송경섭 감독과 함께 ‘즐겁고 역동적인 축구’라는 뚜렷한 팀 컬러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송 감독은 프로무대에서 뛰는 톱 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짚었다. 구단 산하 유소년 팀부터 톱 팀까지 일관된 방향성을 지닌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유소년 팀은 “세대별로 단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 구단이 추구하는 축구는 어떤 축구인지 유소년 선수들이 확실하게 알고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야 한다. 유소년들이 각 나이 대에서 배워야하는 단계적 축구 교육을 거치면서 구단의 비전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뿌리가 튼튼한 프로구단이 된다”는 판단이다.

좋아하는 팀은 없다. 하지만 닮고 싶은 팀은 명확하다. 송 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을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챌시,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리버풀로 대표되던 빅5 구도에 균열을 일으킨 토트넘의 성장비결이 궁금하다.

이적 시장에서 아주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최근 몇 년 새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토트넘은 어느덧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강원FC가 추구하는 역동적이고 즐거운 축구의 완성형에 가까운 팀이다.

송 감독은 “토트넘이 원래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 팀이었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의 육성과 적절한 영입을 통해 이제는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강팀이 됐다. 토트넘이 보여주는 축구도 아주 매력적”이라고 추어올렸다.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전술대로 움직이면서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공격루트를 찾아내기도 한다. 팬들이 보러 올 수밖에 없는 다이내믹한 축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과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팀은 레스터 시티다.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약체로 평가됐지만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일궈냈다. 송 감독이 강원FC와 함께 꿈꾸는 미래다.

송 감독은 레스터 시티가 주위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관철시켜 우승까지 이뤄낸 모습을 K리그에서도 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레스터 시티처럼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길을 따라 전진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시즌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K리그1 감독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12명 밖에 없다. 그 소중한 기회를 내가 잡은 것이다. 무조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다짐했다.

송 감독은 잠을 자다가도 축구 생각에 자주 깨어난다. 부임했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감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가장 큰 바람은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다. 부상자 없이 선수들이 게임에 나섰을 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 모두 좋은 성적을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송 감독은 “선수단 구성도 충실하고 전지훈련 과정도 순탄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선수들은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려 애쓰는 모습도 보이고 다들 좋은 분위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분명 위기가 찾아온다. 그 때 선수들이나 내가 지금 같은 좋은 분위기를 기억하면서 반드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중 찾아오는 위기들을 다함께 잘 극복한다면 상위스플릿보다 더 큰 ACL 진출에도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더 높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송 감독은 “시즌 중 못할 때는 열심히 질책해주고 잘할 때는 더없이 큰 응원을 보내주면 감사하겠다. 나도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새로운 시즌 기대 많이 해주고 경기장을 꼭 찾아달라”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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