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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억대 연봉’ 한동민-김동엽, 하위 라운더의 비상
출처:OSEN|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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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대표하는 거포 자원으로 발돋움한 한동민(28)과 김동엽(27)은 2018년 나란히 생애 첫 억대 연봉자가 됐다. 올해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구단이 마련한 괌 재활캠프에 참가가 예정되어 있었던 두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앞서 일찍 2018년도 연봉협상을 마쳤다. 한동민은 올해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114.3%)이 오른 1억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동엽 또한 4700만 원에서 6800만 원(144.7%) 인상된 1억15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도 두 선수의 활약에 금전적 보상을 했다.

올해 성적을 보면 충분히 이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한동민은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으나 103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29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비상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010에 이르렀다. 이 추세대로 시즌을 완주했다면 생애 첫 30홈런도 무난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올 시즌 우익수 포지션 최다 홈런은 물론, 최고 OPS도 가능했다.

김동엽 또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뽐냈다. 김동엽은 125경기에서 타율은 2할7푼7리로 평범했으나 22개의 대포를 뿜어냈다. 70타점을 올리는 등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두 선수의 나이는 적지 않다. 한동민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되고, 김동엽도 서른이라는 상징적인 숫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화려해 보이지만, 야구 인생의 굴곡이 적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신인드래프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받기에는 뭔가의 결격 사유를 가지고 있었다.

한동민은 SK의 2012년 9라운드(전체 85순위) 지명을 받았다. 경남고와 경성대를 거치며 펀치력을 인정받았지만 의외로 지명이 뒤로 밀렸다. 이유가 있었다. 프로 지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에 유독 부진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신체조건은 양호해 파워히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컨택 및 타격이 이뤄지지 않는다. 대학 4학년병에 시달렸던 선수로 긴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김동엽은 천안북일고 시절 미국 구단의 스카우트를 받았을 정도로 잘 나갔던 선수다. 하지만 어깨 부상 등이 겹치며 미국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공익근무로 2년을 보내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 지원했으나 그를 주목하는 팀은 없었다. 몸 상태도 미지수에 실적도 없었다. 김동엽조차도 “지명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떠올릴 정도였다. 하지만 SK가 9라운드, 전체 86번에서 김동엽을 지명했다. 가능성에 주목한 모험 픽이었다.

그랬던 두 선수는 구단이 기대했던 대로 ‘힘’에서 강점을 선보이며 이제는 중심타자로 발돋움했다. 하위 라운더의 설움을 곱씹었던 이들은 조금씩 단계를 밟아 나가며 올해 폭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제 두 선수 없는 SK의 중심타선과 외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각각 수술(한동민 발목, 김동엽 팔꿈치)을 받으며 시즌을 마감한 두 선수도 현재 괌 재활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2018년 진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SK는 아직 두 선수의 잠재력이 다 나왔다고 보지 않는다. 한동민은 2018년 생애 첫 30홈런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발사각을 조금만 더 높일 수 있다면 1·2루수 키를 넘겨 우측 외야를 꿰뚫는 2루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김동엽은 아직도 미완의 대기로 보는 시선이 많다. 여전히 타격폼을 개조 중이다. 구단에서는 2년도 더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이 제대로 끝나면 40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첫 억대 연봉은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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