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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WAR 2위' 두산 박건우, 팀의 중심이 되다
출처:오마이뉴스|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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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외야진은 리그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빈 틈이 없었다. 김현수, 민병헌, 정수빈이라는 주전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었고 정진호, 국해성 등 자리를 노리는 백업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박건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박건우는 한 번 기회를 잡더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김현수의 MLB 진출과 정수빈의 군입대로 외야에는 공석이 생겼으나 그 두 자리를 김재환과 더불어 박건우가 잘 메웠다. 김진욱 감독 시절부터 기대를 받은 박건우는 빠른 발과 뛰어난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그리고 2017년, 박건우는 정규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리그에서 김선빈(KIA) 다음으로 타율이 높고,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최형우(KIA)를 제치고 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묵묵히 제 몫을 다한 박건우는 이제 수치로도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입증하면서 팀의 중심이 됐다.

 

 

‘4월까지 타율 0.180‘ 시즌 초반 부진, 빠른 시간 내에 타격감 끌어올렸다

올해 3월 WBC에 출전하면서 평소보다 빨리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타율 0.180에 그쳐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오재원 등 주축 야수들 역시 지난 시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시기였다.

그러나 박건우는 빠른 시간 내에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5월 한 달간 23경기에서 타율 0.341을 기록하더니 6월에는 24경기 동안 타율 0.367을 기록하며 시즌 초 부진을 훌훌 털어냈다. 5월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박건우는 공-수에서 박건우다운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7월 이후 타율은 놀랍다. 7월 한 달간 20경기에서 타율 0.412, 8월 26경기에서 타율 0.429, 지난 24일까지 9월 18경기에서 타율 0.413로 세 달 동안 4할이 넘는 월별 타율을 기록했다. 전반기를 5위로 끝낸 팀도 후반기 승률 1위 자리를 지키면서 24일 공동 1위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호타준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0-20에도 거의 근접했다는 것이다. 전반기(8개)보다 후반기(11홈런)에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고, 지난 24일 잠실 kt전에서 도루 세 개를 추가하며 총 2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이제 남은 네 경기에서 한 번만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낸다면 두산 구단 역사상 최초로 20-20을 기록하는 선수로 남게 된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WAR이다. KBO 기준으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7.08로 최근까지 2위였던 최형우(KIA)를 추월했다. 현재 WAR 타자 부분 1위는 김재환, 2위는 박건우. WAR 1-2위 타자가 한 팀에 있다는 것은 팀 입장에선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박건우의 풀타임 시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였다. 시즌 초부터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본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강한 3번 타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함을 보여줬고, 시즌 초의 부진은 박건우에게 큰 자극이 됐다.

 

 

‘미라클‘ 꿈꾸는 두산, 그리고 ‘팀의 중심이 된‘ 박건우의 가을

두산은 24일 kt전 승리로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아직 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분위기만 보면 두산이 더 좋다. 설령 KIA가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하더라도 두산의 2017시즌은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인상적인 시즌이었다.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건우도 2017시즌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타율 0.380으로 선두를 지키는 김선빈의 자리를 빼앗기는 어렵지만, 0.36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리그에서 김선빈과 박건우 두 명뿐이다. 그만큼 타고투저 시즌 속에서도 가장 빛났던 타자이다.

이제 가을이 왔다. 2015년과 2016년 이미 두 차례 가을야구를 경험한 적이 있는 박건우에게 이 시기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안타를 기록하는 등 가을야구에서도 박건우의 진가가 발휘됐다.

다만 지난 2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2017년의 박건우는 팀의 중심이 됐다는 것이다. 남은 4경기뿐만 아니라 가을야구에서도 박건우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팀의 중심이 된‘ 박건우의 2017년 가을,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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