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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KIA의 위기론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출처:다음스포츠|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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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불 같은 성격은 유명하다. 그가 주니치 드래곤즈에 있을 때다. <니혼 TV>라는 방송과 인터뷰 중 벌컥했다. 리그 우승이 유력해진 데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서 화가 폭발한 것이다.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무슨 그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가. 아직도 당신들은 매일 떠들지 않는가. ‘메이크 미러클(make miracle)’이라고. 그래 놓고 나한테 그런 소감을 말하라니.” 본래 속에 숨기는 법이 없는 성격이다. 작정하고 터트린 불만이다. 진행자가 진땀을 뺀다.

그러니까 1999년 시즌 후반부의 일이다.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이 뛰던 주니치는 센트럴리그를 독주하고 있었다. 2위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줄곧 5~6게임 차로 뒤처져 있었다. 역전은 사실상 쉬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아시다시피 요미우리는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는 팀이다. 게다가 영향력이 큰 미디어 그룹의 그늘 아래 있다. 호시노 감독이 인터뷰했던 니혼 TV도 사실은 대주주가 요미우리 신문이다.

실제 순위표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들은 줄곧 역전 가능성을 얘기했다. 예전에 9게임 차가 뒤집어진 경우도 있다는 과거의 예가 인용되기도 했다. ‘기적’을 운운하는 제목과 프로그램 타이틀이 등장했다. 2위에게는 기대와 희망의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1위는 늘 뒤가 따끔거렸다. 불안과 초조함이 섞인 시선들뿐이었다.

(* 결국 주니치는 그 시즌에 6게임차로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일본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의 전신인 다이에 호크스에게 1승 4패로 패했다.)

참혹한 역전 끝내기 패배, 쏟아지는 비난

말도 안 되는 경기였다. 7-1이 엎어졌다. 9회 한 이닝 만에 그랬다.

따지고 보면 1이닝도 아니다. 스트라이크 딱 1개 남겨놓고 벌어진 일이다. 2사 후 심동섭이 서건창을 카운트는 0-2로 몰아붙였다. 그 때만해도 그대로 끝나는 줄 알았다. 스코어는 7-3이었다. 그런데 이 때부터 원정 팀은 와르르 무너졌다. 2명의 투수가 더 올라왔지만 끝내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무려 5점을 더 내주며 참혹한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아마 모르고 들으면 그렇게 생각할 지 모른다. ‘상대가 별 볼 일 없는, 엄청 허접한 팀이겠지. 어떻게 마지막 한 이닝에 7점이나 줘.’ 하지만 1등 팀이었다. 그것도 막강한 전력으로 초반부터 꾸준히 순위표를 끌고 나가던 선두였다. KBO 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란다.

각종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의 댓글창에 봇물이 터졌다. 온갖 비난과 역정, 쓴소리들이 홍수처럼 넘쳐났다. 조롱과 비웃음이 그라운드를 흥건하게 적셨다.

분노의 표적은 뚜렷하다. 벤치와 불펜이었다. 투수(선수) 기용의 실패에 대한 질책에는 살기마저 어렸다. ‘한 타자도 못 잡냐’는 원망이 하늘을 찔렀다.

당연하다. 욕을 먹어도 그만이고, 손가락질을 당해도 할 말 없는 게임이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나는 뒷모습에 일말의 위안도 허용되지 않았다.



또다시 등장한 위기론

위기론이 또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제법 심각한 논조들이다.

어째 불안불안 하다. 저러다 분명히 막판에 뒤집힌다. 시리즈까지 직행하면 뭐 하나. 보나마나 뻔하다. 불 지르는 불펜이 있는 한 통합 우승은 어림 없다. 등등.

물론 처음은 아니다. 불과 몇 개월 사이 벌써 몇 번째다. 아마 편하게 넘어간 날보다, 아닌 날이 많았을 것이다.

실재한 위기론도 있었다. 바로 1~2주 전이었다. 2위 팀이 턱 밑까지 숨통을 조여왔다. 그들이 누군가. 디펜딩 챔피언이다. 탄탄한 전력과 막강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강호의 절정 고수다. 반대로 1위 팀은 연패를 밥 먹듯 하고 있었다. 순위 바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여겨졌다.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섰다. 그 상태에서 맞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의외였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던 도전자의 완패였다. 2.5게임차는 4.5게임차로 벌어졌다.

일요일(3일) 참패는 1위 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거세게 따라붙는 2위를 뿌리치고 오랜만의 평화를 찾은 지 불과 며칠 만이다. 또다시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방에서 엄습하는 불안감에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독설과 비관론이 덕아웃을, 클럽하우스를 지배하고 있다.

물론 앞서 간다는 것은 늘 힘든 일이다. 나머지 모든 상대가 반대편이 되는 어려움 때문이다. 끌어내리려는 아우성이 사방에서 터져 나온다. 주위는 온통 적이다. 아무리 몸을 사려도 피해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자칫 위축되고, 주눅들기 마련이다.



위기론이 수반하는 소비적 논란

조심하고 방비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조급하거나 과민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되면 쓸 데 없는 전력의 누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체에 대한 객관적으로 인식이 중요하다. 과연 현재 유통되고 있는 위기론은 실질적인가. 그 위험도와 심각성은 적절한 크기인가.

굴욕적인 역전패 이후를 보자. 어떤 숫자와 팩트가 남았는가. 여전히 4.5게임차다. 이제 팀당 남은 경기는 불과 20경기 안팎이다. 그렇다면 결코 가볍지 않은 차이다. 무엇보다 지난 주간 성적은 무려 5승 1패다. 커다란 고비라고 여겼던 일주일에 거둔 나름대로 혁혁한 전과다.

일요일 경기는 뼈아픈 패배가 맞다. 그래도 분명히 남긴 것은 있다. 원칙을 지켰다는 사실이다. 벤치는 애초에 김윤동과 김세현에게 스파이크를 신기지 않기로 했다. 앞선 경기에서의 투구수를 감안하면 휴식이 필요한 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모르는 팀은 없다. 쉬어야 힘이 비축되고, 앞으로 좋은 경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그걸 지킬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급박한 승부 앞에서 원칙이란 한낱 하찮은 존재가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물론 위기론 자체는 죄가 없다. 애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디 KIA만 1등 하라는 법이 있나. 나머지 팀들도 가능성을 아래 뛰고 있다. 페넌트레이스에 안되면, 포스트시즌에 가서라도 도전하겠다. 언제든 지 열려 있는 역전에 대한 기대감은 스포츠를 살아있게 하는 본질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위기론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소비적인 논란이다. 흘려 넘어가야 할 부분에 집착하게 되고, 돌파해야 할 지점에서 머뭇거리게 되는 점이다.

무엇보다 리더십에 대한 질 낮은 비난과 경기력에 대한 몰상식한 비하는 지양돼야 할 부분이다. 누구도 경기의 결과로 인격까지 폄하할 권리는 갖지 못했다. 리그의 수준은 그라운드 안에 있는 사람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관전자, 훈수꾼들도 함께 지켜야 할 품격 위에서 이뤄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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