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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에 바다건너 제주 원정..생각 없는 K리그 일정
출처:스포츠동아|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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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엔 도우미·이벤트 업체 섭외 힘들어 대표팀 일정 알지만 지방팀 사정은 외면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2경기를 앞두고 축구국가대표팀이 8월 21일부터 조기훈련을 시작하면서 K리그는 많은 희생을 했다.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한국축구의 대의를 위해 8월 26∼27일 계획했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8라운드가 통째로 옮겨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라운드를 10월 8일로 옮겨 오후 3시 일제히 킥오프되는 정규리그 최종전으로 바꿨다. 당초 10월 1일 시행하려던 33라운드는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에 치른다고 8월 23일 변경일정을 발표했다.

정규리그 이후 팀당 5경기씩 소화할 스플릿 라운드 일정은 10월 8일 이후 발표한다고 했다. 발표를 보면 의문이 남는다. 연맹이 진정으로 흥행을 고민했었는지 여부다. 올해 추석연휴는 굉장히 길다. 정부 차원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이 추진 중인 10월 2일이 휴무일이 된다고 가정할 때, 개천절(10월 3일)과 한글날(10월 9일)을 합치고 앞뒤 주말을 전부 포함시키면 무려 열흘(9월 30일∼10월 9일)이다. 빠르면 9월 29일 오후부터 연휴가 시작된다.

막바지 순위싸움의 가장 중요한 2경기가 연휴기간 펼쳐지게 된다.

많은 구단들은 겉으론 “(대표팀 일정으로)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는 분위기이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무엇보다‘쏠림 일정’이 많다. 원정 2연전(전북현대∼울산현대∼FC서울∼인천 유나이티드), 홈 2연전(제주 유나이티드∼강원FC∼포항 스틸러스∼전남 드래곤즈)을 치를 팀들이 모두 8개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정 팀들은 사정이 낫다. 연휴가 워낙 길다보니 교통체증을 다소 피할 수 있다. 물론 육로 이동에만 해당된다.

진짜 문제는 바다를 건너야 할 팀들이다. 광주FC가 10월 1일, 전북이 10월 8일 제주 원정을 떠나야 한다. 전국적으로 귀성길, 나들이객이 몰려들면서 항공편 예매가 만만치 않다. 전북은 선수단을 1·2차로 나눠 이동할 계획이다.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 선수들까지 30여 명을 한꺼번에 운송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가는 것도 어렵지만 되돌아오는 것도 버겁다.

홈 팀들도 아우성이다. 당장 경기운영을 위한 도우미(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사무국 전 직원들이 바삐 뛰어다녀도 불가피한 업무 공백은 피할 수 없다. 일부 구단들은 아예 홈경기 이벤트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 이벤트 대행업체도 추석연휴에는 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 도시일수록 업체 확보가 어렵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연휴 시작과 끝, 그것도 완전한 초입과 마지막 날도 아닌 날짜를 굳이 맞춘 이유를 당최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구단은 “많은 관중을 불러들일 형편이 아니다. 수도권은 모르지만 지역에서 원활한 편의를 제공할 수도 없다. 프로연맹이 정말 지역 분위기를 모른다”고 했다. 또 다른 희생이다.

프로연맹 측은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니 일부 구단들은 연 평균관중보다 많은 인원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소수다. 대부분 썰렁한 스탠드를 피하기 어렵다. 이 자체만으로 팬 스킨십, 팬 프렌들리와 거리가 멀다.

문제는 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잡은 A매치 일정(10월 2∼10일)과 겹친다. 만약 대표팀이 아시아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할 경우, 스케줄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와 별개로 대한축구협회는 유럽원정 평가전(2회 예정)을 추진 중이다. 결국 지금 공지된 일정조차 ‘확정’이 아닌 것이다.

리그의 기본은 일정의 확립이다. K리그는 리그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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